美연준 의장도 투자 내로남불?…작년 10월 증시 폭락 전 59억어치 주식 매각
2021-10-19 08:15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미 주식시장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폭락하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초 개인 계정에서 최대 500만달러(약 59억3750만원) 상당의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적절한 투자 논란으로 지난달 조기 사임한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 로버트 캐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의 문제를 놓고 파월 의장은 연준 관리의 금융 자산 보유를 엄격하게 하는 쪽으로 윤리 규정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는데 정작 자신도 거액의 투자를 한 것이어서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나올만 하다.

정치·공공정책 전문 매체 아메리칸프로스펙트와 폭스비즈니스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작년 10월 1일 뱅가드토털주식시장인덱스펀드 주식을 100만~500만달러에 매각했다. 작년 10월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6% 가량 급락,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 이후 월간으로 최대 하락을 기록한 시기였다. 특정 날짜 없이 기록된 주식 거래도 있는 것으로 파월 의장의 재무 상황 보고서에 나와 있다.

로버트 커트너 아메리칸프로스펙트 창업자는 “연준 의장보다 금융시장 움직임을 주도하는 정책의 내부 지식을 더 많이 갖고 있는 미국인은 없다”며 “그리고 지난해 가을은 코로나19 확진자, 입원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경제가 위태로운 상태였다”고 주식 거래의 부적절성을 부각했다.

연준 측은 파월 의장의 금융거래가 연준 규정을 준수했고, 정부 윤리 담당의 승인을 받았다는 입장이다.


미국 정부윤리위원회에 제출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재무 상황 보고서다. 그가 지난해 10월 1일 뱅가드토털주식시장인덱스펀드에서 100만~500만달러 규모의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나와 있다. 미 증시 10월장에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6% 가량 급락했기에 파월 의장이 시장 폭락 전 정보를 입수해 주식을 처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의 주식 매각은 로젠그렌·캐플란 연은 총재의 사례와 비견돼 비판의 화살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로젠그렌 총재는 주식·부동산 투자 신탁 거래를 했고 캐플란 총재는 애플과 아마존 등에 수백만달러의 주식을 투자한 게 문제돼 임기 만료 전 옷을 벗었다.

파월 의장은 고위직의 투자 논란이 불거지자 은행 주식 소유 금지, 통화정책 회의 개최 즈음엔 거래 제한 등으로 내부 윤리 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고 이는 연준의 신뢰를 보장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선 연준이 추가조치를 취하고 주식 거래 규정을 대대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낸다.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지난달 연준 산하 12개 지역 연은에 보낸 서한에서 고위직의 주식 소유를 전면 금지하라고 촉구했다고 폭스비즈니스는 전했다. 워런 의원은 아울러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연준 관리의 주식거래 조사를 요청했다.

파월 의장은 내년 2월 임기가 끝난다. 공화당의 존 케네디 상원의원은 “내가 얘기해 본 공화당 쪽 사람은 모두 파월 의장 연임을 지지한다. 반대하는 이가 한 명도 없다”고 했다. 민주당 상원에선 파월 의장을 탐탁지 않게 보는 분위기가 일부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이 개인을 확인할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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