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게 배달비 무조건 3000원 받겠다” 쿠팡이츠 문자에 ‘들썩’
2021-10-20 15:46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쿠팡이츠 프로모션 수수료 바뀌나요?” “고객 부담 배달료가 3000원이면 가게는 1000원만 내도 되는 건가요?”(19일 쿠팡이츠 문자 오발송 후 자영업자들 문의 내용)

쿠팡이츠가 기존과 다른 신규 가입 프로모션 내용을 전체 가맹점주에 ‘잘못’ 보내는 일이 발생했다. 중개수수료를 주문금액의 10%로 바꾸고, 배달수수료를 4000원으로 인하했다는 내용이다. 동시에 고객 부담 배달비를 3000원으로 명시했다.

사측은 단순 ‘오발송 해프닝’이라며, 해당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배달업계 및 일부 점주 사이에서는 쿠팡의 수수료 체제 개편 수순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19일 오후 3시께 발송된 쿠팡이츠 스토어 신규 가입 프로모션 관련 문자. 기존 프로모션 요금제(중개수수료 1000원, 배달수수료 건당 5000원)와 다른 내용이 적혀 있다. 해당 문자는 현 쿠팡이츠 가맹점주뿐 아니라 탈퇴한 점주 등에게도 발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독자 제공]

중개수수료 1000원→10%?…쿠팡이츠 “오발송 실수”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3시30분께 쿠팡이츠 전체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특별 프로모션 안내’라는 내용의 문자가 발송됐다. 해당 문자는 현 쿠팡이츠 가맹점주뿐 아니라 탈퇴 회원에게도 발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자에는 ‘신규 가입 프로모션으로 3개월간 할인된 요금이 적용된다’며 ‘주문 중개수수료 주문금액 10%, 배달수수료 건당 4000원, 결제수수료 3%’이라고 명시됐다. 또한 ‘최소 주문금액 15000원, 고객 부담 배달비 3000원’이란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쿠팡이츠 광고화면 갈무리]

이는 기존 프로모션 수수료 체계와 다른 내용이다. 현재 쿠팡은 대다수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프로모션 요금 ‘중개수수료 1000원, 건당 배달료 5000원’을 적용하고 있다.

업주들은 대혼란에 빠졌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카페에는 “쿠팡 프로모션 끝나냐” “언제부터 수수료 체계가 바뀌는 것이냐” 등의 문의가 속출했다. 실제로 19일 저녁께부터 쿠팡이츠 스토어 고객센터는 통화량이 몰리며 수시간 동안 연결이 어려웠다.

그러나 쿠팡이츠는 해당 문자에 대해 ‘오발송’이라고 해명했다. 쿠팡이츠 측은 1시간여 만인 오후 4시30분께 “(해당 문자는) 내부 인력 시스템 사용 중 실수”라며 “잘못된 수수료가 전체 가맹점 대상으로 문자 발송됐다”고 밝혔다.


19일 오후 4시30분께 발송된 쿠팡이츠 오발송 사과 문자. 쿠팡이츠 측은 앞서 발송된 문자는 오발송된 것이라며 해당 수수료 체계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독자 제공]

업계·사장님 “오발송 말도 안 돼…수수료 개편 가능성 커”

쿠팡이츠 측은 문자에 명시된 수수료 내용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배달업계 및 가맹점주 사이에서는 쿠팡이츠가 수수료 체제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프로모션 요금제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며, 탈퇴 회원를 포함한 전체 가맹점주에게 발송된 과정도 단순 실수로 보기에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발송이라고 하지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실수”라며 “업계에서는 쿠팡이 배달비 구조를 개편하고 있다는 소문이 돈다”고 말했다.

고객센터 상담원의 대응도 의혹을 키운다. 20일 쿠팡이츠 고객센터에 해당 내용을 문의하자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면서도 “현재 논의 중이며, 향후 수수료 체계가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행 쿠팡이츠 수수료 시스템. 대다수 가맹점주가 프로모션 요금(왼쪽)을 적용받고 있다.

고객이 내야 할 배달료 3000원?…가게 부담 적어지나

오발송 문자에 적힌 수수료 내용을 두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음식 단가가 높은 가맹점주들은 중개수수료가 금액의 10%로 바뀌면 배달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토로한다.

반면 일각에서는 고객 부담 배달비를 3000원으로 고정할 경우 가게가 부담해야 할 배달료가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배달수수료 중 1000원만 가게가 부담하면 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36) 씨는 “현재는 경쟁이 치열해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게가 배달료를 전부 부담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만약 (문자 내용처럼) 개편된다면 중개수수료는 다소 올라갈 수 있지만 배달수수료는 크게 줄어들 수 있지 않나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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