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유튜브에 배달까지 ‘구독’ 유혹…가랑비 옷 젖는다
2021-11-01 16:00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가랑비 옷 젖듯 야금야금 나가는 구독료…배달앱까지 가세!”

배달앱 요기요가 업계 최초로 구독 서비스를 내놨다. 이용료는 월 9900원. 총 3만원 상당의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왓챠, 윌라 등 콘텐츠 서비스와의 제휴 할인도 더했다.

바야흐로 구독의 시대지만, 야금야금 쓰게 되는 월 구독료는 만만치 않다. 넷플릭스, 티빙, 왓챠 등 다양한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간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배달앱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배달 월 2회 이상 시키면 이득”…요기요 ‘승부수’

[요기요 제공]

1일 배달앱 요기요는 배달앱 최초로 멤버십 할인 구독 서비스 ‘요기패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구독료 월 9900원에 요기요 앱 ‘배달 할인’ 혜택과 다양한 제휴사와의 ‘멤버십 할인’ 혜택을 결합해 제공한다.

가입자는 5000원 2장, 2000원 10장의 배달 할인 쿠폰을 이용할 수 있다(1만원 이상 주문시). 가령 치킨을 월 2회 시켜먹는 이용자라면, 5000원 할인 쿠폰 2장을 모두 사용시 본전(9900원)을 찾을 수 있다다. 포장 주문은 제한없이 1000원 할인 받을 수 있다.


요기요 배달 구독 서비스 ‘요기패스’ [요기요 앱 갈무리]

요기요는 다양한 콘텐츠·커머스 구독 서비스와도 손을 잡았다. 11월에는 윌라, 플로(FLO), 왓챠, 필리와 제휴를 맺었다. ‘요기패스’ 가입자는 ▷윌라 첫 달 구독비 무료 및 2·3회차 구독비 50% 할인 ▷플로 첫 달 구독비 100원 및 2회차 구독비 50% 할인 ▷왓챠 10일 무료 이용 ▷필리 첫 달 구독비 40% 할인 및 전 제품 무료 배송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번 구독 서비스는 업계 2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요기요의 승부수로 분석된다.

요기요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인수 절차로 1년 넘게 공격적인 프로모션에 나서지 못했다. 경쟁사들이다양한 출혈 경쟁을 벌일 때도 한 걸음 물러서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인수절차가 마무리 되자마자, ‘요기패스’를 내놓으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야금야금 ‘텅장’ 만드는 구독…배달앱 낄 틈 있을까?

구독 서비스는 오늘날 경제 트렌드를 대표할 정도로 필수가 됐다. OTT, 음원 플랫폼, 커머스 등 일상 전반에 스며들어있다. 2개 이상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멀티 구독자도 수두룩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언급되는 '디즈니플러스까지 보려는 한국인의 최후'라는 게시글. 국내 OTT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이를 모두 구독하려는 이용자들의 통장 잔고가 야금야금 줄어드는 것을 비유한 사진이다. [다음 카페 캡처]

특히, 월 1~2만원 상당의 구독료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통장에서 빠져나가 ‘텅장(텅 빈 통장을 일컫는 신조어)’을 만드는 주범으로 꼽힌다. 2~3개의 OTT, 1개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 프리미엄, 새벽 배송 커머스 등을 이용하면 3만원 가량이 순식간에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배달 구독 서비스의 안착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복수 구독이 대세라지만, 이용자들이 배달엡에도 순순히 지갑을 열 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쿠팡이츠, 배달의민족

특히, 배달앱 업계는 쿠폰 뿌리기 등 출혈 경쟁이 심한 시장이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경쟁사는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으며 이용자 확보를 위한 ‘쩐의 전쟁’을 벌여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구독 방식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반면, 일각에서는 배달앱 월 주문수가 1억 건을 돌파한만큼, 충분히 수요가 있을 거라는 평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 주 이용자층은 적어도 1주일에 한번은 배달을 시켜먹는다”며 “2번만 배달시켜도 이득인 구독이라면, 배달앱도 상당한 이용자 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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