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만큼 값진 57위' 짐 크노우스, 극적으로 시드 유지 화제
2021-11-02 09:43


짐 크노우스.[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국내 골프투어들이 시즌 막바지에 다다랐다. 상위권 선수들은 각종 타이틀을 놓고 '즐거운 수확'을 기다리는 상황이지만, 중하위권 선수들에게는 피 말리는 막판 서바이벌게임장에 서 있는 상황이다.

상금랭킹 60위 이내에 들어야 다음 시즌도 풀시드를 갖고 안정적으로 투어를 치를 수 있는 반면, 60위 밖으로 밀려난 선수들은 '죽어도 가기 싫은' 시드전을 치러 다시 시드를 따내야한다. 거기서 탈락하면 하부투어 강등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단돈 몇십만원의 상금 차이로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은 매년 심심찮게 벌어지곤 한다.

PGA투어도 다르지 않다. 따기도 어렵지만 유지하기는 더 어려운게 PGA투어 카드다.

1일 끝난 PGA투어 버터필드 버뮤다 챔피언십에서는 우승경쟁에 묻혀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모든 걸 걸고 시드유지에 총력을 기울여 살아남은 선수가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올해 31세인 짐 크노우스(Knous). 어려운 이름 발음때문에 '하드 K'라는 별명을 가진 크노우스는 첫날 76타로 부진했지만 2라운드에서 66타를 쳐 어렵사리 컷을 통과했고 공동 57위로 대회를 마쳤다. 지극히 평범한 성적이었다. 하지만 크노우스는 이 대회 성적 덕분에 조건부 투어시드와 2부인 콘페리투어 시드를 유지할 수 있었다. 자칫 골프선수라는 직업과 잠시(혹은 오랫동안) 이별해야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크노우스는 2019년 RBC 캐나다오픈 대회 도중 손목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았다. 그래서 잔여시즌과 지난해 의료 사유로 인해 시드가 유지됐지만 이번 대회에서 단독 67위 이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크노우스는 극적으로 시드를 지켜낸 뒤 가진 인터뷰에서 “나에겐 커다란 부담이 됐다. 너무 생각이 많아 복잡했지만 경기가 시작되고 골프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며 벅찬 감정 탓인지 울컥하는 모습이었다. 첫날 악천후로 76타를 치면서 사실상 희망이 사라진 듯한 순간 2라운드 66타를 치며 컷을 통과해 한숨을 돌렸고 71명의 본선 진출자 중에서도 몇 명을 제쳐야했고, 결국 해냈다. 미국 현지의 언론들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60위’라며 그의 경기내용을 소개했다.

우승컵을 놓고 다투는 선수들 뒤에는 1년간의 출전권 유지를 위해 사투하는 수많은 선수들이 있음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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