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한국도 제2의 ‘스페이스엑스’가 필요하다
2021-11-10 11:07


현재 세계 항공우주산업은 과거 정부가 주도했던 ‘올드스페이스’에서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시대로 급격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과거 군용 목적의 위성 체계에서 벗어나 민간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우주산업이 변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전 세계 우주산업을 이끄는 나사(NASA)의 예산 부족과 이로 인한 다양한 업무의 민간 이전이 있다. NASA의 예산은 지속해서 감소돼 전성기 대비 9분의 1 수준이 됐으며,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위성체의 소형화 및 다중 군집위성 체제로 집중되고 있다. 이에 NASA의 업무 일부가 민간으로 이전됐고, 이에 따라 성장한 대표적인 기업이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엑스(X)’다.

스페이스엑스는 NASA의 국제우주정거장 화물 운송계약을 시작으로 상업용 로켓을 개발·발사했으며, 다양한 우주화물 수송을 담당한다. 스페이스엑스는 재사용 로켓을 이용한 획기적인 발사비용 절감으로 민간기업의 위성체 발사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췄다. 이로 인해 다양한 민간기업이 우주 산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기술의 발전과 혁신 체계가 구축되는 선순환구조가 구축됐다.

이제 우주산업은 위성통신, 위성정보 활용까지 기술이 발전했다. 여기에 4차산업혁명의 아이디어와 기술 혁신이 더해지면서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우주산업을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중심의 산업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토대가 마련됐다.

우주산업을 서비스 중심으로 이끄는 대표적인 기술이 초소형 위성 ‘큐브샛’이다. 가로, 세로, 높이 10㎝의 크기로 기존 중대형 위성 대비 저렴하고 대량 생산 및 운용이 가능하다. 과거에는 연구용 목적의 단순한 위성체였으나 기술발전으로 현재는 해상도 5m 이하급의 정밀한 관측 영상을 얻을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이에 전 세계 상업위성은 현재 수십에서 수백기의 초소형 위성 군집 운용을 통한 서비스 모델로 변모하고 있다. 미국의 플래닛랩스는 대표적인 초소형 위성 운용 및 서비스기업으로, 400기 이상의 지구 관측위성을 통해 전 세계 다양한 지역을 빠르게 스캔해 분석, 서비스한다.

국내도 올드스페이스에서 벗어나 뉴스페이스 산업생태계 정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간에서도 우주산업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초소형 위성 서비스에 다양한 기업이 도전하고 있다. 우주항공 전문기업 한컴인스페이스를 인수한 한글과컴퓨터그룹은 국내 민간 최초의 지구 관측용 초소형 위성을 내년 상반기에 발사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수집·관리·분석·판매를 아우르는 영상데이터의 올인원 서비스 계획도 발표했다.

이러한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 시대가 더 본격화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민간 이전을 위한 중장기적 노력과 더불어 기업들과의 적극적인 협력 확대도 필요해 보인다. 이를 통해 다양한 스타트업과 벤처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함으로써 대한민국 우주산업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제2, 제3의 스페이스엑스가 국내에서도 탄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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