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지난 3분기 ‘어닝쇼크’를 안겼다. 올들어 매분기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두고 있는데, 하반기 실적 반등을 이끌 것으로 예상됐던 신작 게임도 게임 유저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96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5.8% 급감한 금액이다. 같은기간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006억원, 99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5% 감소했고, 순이익은 34.8% 줄었다.
이번 실적은 증권업계 컨센서스(실적 전망치)와 비교해도 크게 부진하다. 당초 업계는 올해 엔씨소프트가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5606억원, 127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10.7%, 24.2% 낮은 성적을 거둔 것이다.
매출 감소의 핵심은 국내 게임 유저들의 이탈이었다. 지난해 3분기 한국 매출은 4771억원이었는데, 올해는 3370억원으로 1400억원 이상 급감했다. 감소폭이 30%에 육박한다. 대만, 일본, 북미·유럽 등 해외 모든 지역의 매출이 늘어났지만, 국내에서 더 많은 출혈을 일으키면서 전체 매출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게임별로는 리니지M의 매출 감소세가 눈에 띈다. 지난해 3분기 2452억원의 매출을 거뒀던 리니지M의 매출은 올해 1503억원으로 감소했다. 4주년 기념 대규모 업데이트 효과로 전분기 대비 12% 증가한 매출을 거두긴 했지만, 올해 내내 이어진 확률형 아이템 확률 조작 논란의 여파를 아직 극복하지 못한 모습이다.
3분기 실적 반등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블레이드&소울2(이하 블소2)’이 흥행에 실패한 영향도 컸다. 블소2는 사전 예약에만 700만명 이상이 참여하며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이전과 유사한 과금 시스템을 유지해 출시 직후부터 ‘껍데기만 바꾼 리니지’라는 혹평이 나왔다. 결국 블소2는 지난 3분기 229억원의 매출을 거두는 데 그쳤다. 최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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