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 “잘 버텼던 선수생활, 은퇴 축하해주세요!”
2021-11-12 16:19


김하늘 [KLPGA 제공]

[헤럴드경제(춘천)=조범자 기자] “은퇴 축하해 주세요!”

은퇴를 선언한 김하늘(33)이 선수로서 마지막 대회 첫날 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은퇴를 축하한다고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취재진의 말에 주저없이 “축하해 주세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필드의 스마일퀸’은 더 행복해지기 위해 필드를 떠난다고 했다.

김하늘이 12일 강원도 춘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올드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시즌 최종전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서 은퇴 무대 첫날을 마쳤다. 쌀쌀한 날씨 속에 스코어는 기대에 못미쳤다. 버디 2개와 보기 5개, 더블보기 1개로 5오버파 77타를 적어냈다.

김하늘은 “마지막날 치려면 내일 몇 타를 더 줄여야 하는 거에요? 정말 잘 쳐야 되는 거죠?”라며 스코어보드를 유심히 살폈다. 이번 대회는 1,2라운드 후 상위 30명만 최종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김하늘은 은퇴 아쉬움은 전혀 없다면서 “2년 전부터 은퇴 타이밍에 대해 고민했다. 일본투어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은퇴 시기가 더 빨랐을 수 있다”며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었고, 경기력이 벅차다는 느낌도 들었다”고 했다.


김하늘 [KLPGA 제공]

김하늘은 자신의 선수생활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잘 버텼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멘탈이 좋은 선수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우승을 여러번 한 건 노력을 많이 했기에 가능했다. 주니어 때는 아무도 없을 때 아침 일찍 가장 먼저 나가 가장 늦게 연습장에 남아 있었다. 아무도 없을 때 혼자 연습하는 걸 즐겼다”고 돌아봤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골프채를 잡은 김하늘은 2007년 KLPGA 정규투어에 데뷔한 뒤 그해 신인왕,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했다. KLPGA투어에서 통산 8승을 거둔 뒤 2015년 일본으로 건너가 6승을 올렸다.

김하늘은 KLPGA 투어 평균 연령대가 미국과 일본투어에 비해 크게 낮은 걸 아쉬운 점으로 꼽기도 했다. 김하늘은 “우승자와 상금왕 등 시드 카테고리가 세분화된 미일 투어와 달리 한국은 시드 카테고리가 너무 적다. 그러다 보니 고참 선수들이 가끔이라도 나올 수 있는 대회가 아예 없다. 세대교체가 너무 빨라져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게 후배들에게 미안해질 정도다”고 아쉬워 했다.

그러면서 “나도 은퇴하면서 비로소 느꼈는데, 후배 선수들이 서로 경쟁하는 속에서도 힘든 것도 공유하고 좋은 얘기도 나누면서 행복하게 투어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나도 진작에 왜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후회된다”고 했다.

김하늘은 은퇴 후 골프와 관련된 방송일을 할 예정이다. “은퇴를 하지만 저는 계속 골프인이에요. 주니어 선수 육성보다는 일반인 레슨을 하면서 골프 관련 방송 일을 할 계획입니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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