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연구진 인도양에서 새 ‘열수분출공’ 발견
2021-11-15 11:18


열수분출공 온바다. 300도가 넘는 고온의 검은 연기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주변에는 먹이 대신 연기에 포함된 유황성분과 공생 박테리아를 이용하여 생명체가 살아가고 있다.[KIO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인도양에서 새로운 열수분출공을 발견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인도양 심해에서 우리나라 2·3번째 열수분출공을 발견, 주변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생물시료를 확보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발견으로 새로운 해양생물을 발굴하고, 생명자원 개발 및 지구생명체의 비밀을 밝히는데 큰 진전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해양탐사선 이사부호를 타고 인도양 탐사에 나선 KIOST 김동성 박사 연구진은 이번달 6~7일 수심 2500m~3000m에서 열수분출공 온바다(Onbada)와 온나래(Onnare)를 잇달아 발견했다. 온바다는 굴뚝 7개가 나열되어 있고, 온나래는 크고작은 굴뚝 9개가 복잡하게 얽혀있었으며 주변 온도는 약 303℃였다.

우리나라가 인도양에서 열수분출공을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 박사 연구팀은 지난 2018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 4번째로 열수분출공 온누리(Onnuri Vent Field)를 발견했다. 이후 추가 발견이 없다가 같은 연구팀에 의해 국내 2·3번째 열수분출공이 발견된 것이다. 우리나라가 인도양에서 찾아낸 열수분출공은 3개로 늘었다. 김 박사는 “과거 연구결과 자료가 열수분출공의 위치를 예측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무인잠수정 ROPOS를 투입하여 정밀탐사 끝에 열수분출공과 주변 환경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열수분출공은 화산과 비슷한 모양을 띠고 있다. 마그마에 의해 뜨거워진 해수가 지각의 약한 틈을 뚫고 솟아날 때, 해수 속 금속이온이 차가운 바닷물과 접촉하고 열수구 주위에 침전되면서 열수분출공이 형성된다. 그 주변은 수온과 수압이 높고 햇빛이 닿지 않으며 독성물질로 가득한 척박한 환경이지만 다양한 생명체가 서식하고 있다. 열수생물은 광합성 생태계와는 달리 화합합성을 통해 생태계를 유지하는데, 이들은 생물체가 극한환경에 적응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열수분출공에 붙어서 서식하는 흰색고둥류.[KIOST 제공]

온바다와 온나래 주변에는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연기를 영양분 삼아 생태계가 형성돼 있었다. 연구진은 다양한 생물종과 생물시료를 확보, 앞으로 열수생성 기작, 지구 내부물질 순환 등 극한 열수생태계의 기능과 구조규명에 나설 예정이다. 생물연구 자료는 생물 다양성과 유전자원 활용을 위한 원천기술 개발 연구에도 활용된다.

김웅서 KIOST 원장은 “심해에서 열수분출공을 발견하는 것은 모래밭에서 바늘을 찾는 것 보다 훨씬 어렵지만, 우리 연구진이 또 해냈다”면서 “열수분출공 주변 생태계는 생명체가 지구에 처음 나타났을 때와 비슷하기에 지구 생명체 탄생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라 불리는 만큼,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해양생명 연구와 광물자원 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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