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은 15일 故 이예람 중사 성추행 사망사건과 유사한 또 다른 여성 부사관 성추행 사망사건을 은폐·축소하려 했다는 의혹과 관련 처음부터 강제추행 여부에 대해 수사를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충남 계룡대 공군본부 정문 모습. 자료사진.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공군은 국민적 공분을 야기한 故 이예람 중사 성추행 사망사건과 유사한 또 다른 여성 부사관 성추행 사망사건을 은폐·축소하려 했다는 의혹과 관련 처음부터 강제추행 여부에 대해 수사를 진행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군은 다만 재판이 진행중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설명은 제한된다며 말을 아꼈다.

공군은 15일 오후 해당 의혹과 관련 “사망사건 발생 이후 강제추행 등 자살 원인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했다”며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순직이 충분히 인정돼 관련 절차에 따라 처리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강제추행’에 대해서도 사망사건 발생시부터 지속적으로 수사를 진행했다”며 “10월 14일 기소해 현재 재판이 진행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종결되지 않은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제한되는 점을 양해바란다”고 덧붙였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5월 공군 제8전투비행단 소속 여군 A하사가 영외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 상급자 이모 준위의 강제추행 혐의가 드러났음에도 군사경찰이 ‘스트레스성 자살’로 종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이 준위는 A하사 숙소와 근처를 7차례 찾고 업무와 무관한 메시지와 전화 연락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군 경찰 수사기록에서도 이 준위는 A하사의 볼을 잡아당기는 등 두 차례 강제추행한 사실을 자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군 검찰은 이 준위가 A하사 숙소를 침입한 혐의를 7월 26일 별도로 수사를 진행해 주거침입 등 혐의로 기소했다가 8월 3일 ‘군인 등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한 뒤 10월 14일에야 기소했다.

군인권센터는 “강제추행 사실을 수사 과정에서 인지했음을 숨기고 주거침입 등만 기소했다가 뒤늦게 슬그머니 강제추행 건을 입건한 것”이라며 “이 중사 사건에서 보여준 부실한 초동수사와 매우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중사 사망사건 수사와 합동위 활동이 모두 종결된 후 국민의 관심이 군 성폭력 이슈에서 멀어질 때쯤 사망과 강제추행이 연결돼있다는 것이 티 나지 않도록 별도 기소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군인권센터는 군사법원에서 강제추행 건과 주거침입 건이 병합된 데 대해서도 서둘러 변론을 종결하려한 의심스런 정황이 있다면서 군 수사기관과 군사법원이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하려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