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이준석 대표 등 참석자들이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김 전 위원장의 출판기념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이르면 17일 공개하는 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출범과 동시에 내부 구성원들 사이 화학적 결합을 최우선 과제로 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올 것이 유력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석열계 중진 사이 앙금 해소가 시급하다는 게 정치권의 이야기다.
선대위는 ‘원팀’을 완성하기 위한 작업도 이어가야 한다.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 경선 경쟁 상대를 품을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은 16일 “윤 후보가 이날 공개일정 없이 말 배치를 놓고 막판 조율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金과 악연’ 해소 시급=“허수아비 노릇은 할 수 없다”고 밝힌 김 전 위원장은 총괄 선대위원장으로 상당한 권한을 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김 전 위원장과 선대위 안팎 간부급 인사들 간 호흡이다. 김 전 위원장은 현재 윤석열계 핵심 중진으로 거론되는 주호영(5선)·장제원(3선) 의원 등과 사이가 좋지 않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 윤 후보 주변 인사들을 향해 “파리떼”, “자리 사냥꾼”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계 중진 쪽에서는 이에 “누군가가 전권을 쥐면 그가 상왕이 된다”(김영환 전 의원)이라는 말이 나오는 등 물러서지 않았다. 아울러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를 물밑에서 도운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와도 악연을 갖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 선대위가 화학적 결합에 실패하면 김 전 위원장이 과거 사례처럼 다시 직을 내려놓고 칩거에 나서는 등 초유의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와 관련해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에게 총괄직을 맡기기로 결심했다면 (그때부터는)전적으로 그를 믿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尹·이준석 간 ‘정리’해야=윤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선대위에서 각자의 의견을 놓고 원활한 ‘교통 정리’를 이룰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당장 두 사람 사이 갈등이 촉발될 수 있는 뇌관으로 ‘당무 우선권’이 떠올랐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대선 후보의 뜻을 최대한 존중하자는 게 당무 우선권의 취지”라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최근 한 매체에서 “(대선 후보가)당무 우선권을 쓸 정도면 당 대표와 대선 후보가 치고 받는 것”이라고 했다. 이른바 ‘이준석 패싱’이 발생하면 두고 보지만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금도 두 사람 사이에선 이 대표가 임명한 한기호 사무총장 교체 문제로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다. 이 대표 측은 윤 후보 측 인사가 한 총장에게 사퇴 압박을 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두 사람은 다음 날 직접 만나 이 건을 논의키로 했다.
야권 관계자는 “윤 후보와 이 대표가 합이 안 맞으면 무엇보다 20·30 청년층의 이탈이 심화될 수 있다”고 했다.
▶홍준표 등 ‘원팀’ 필요=선대위는 경선에서 2위로 고배를 마신 홍준표 의원 영입 건도 핵심 과제로 둘 것으로 관측된다.
홍 의원은 선대위의 부족한 점을 채울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다. 홍 의원의 핵심 지지층은 청년이다. 윤 후보의 핵심 지지층(60대 이상)과 차별점을 갖는다. 또, 홍 의원은 조직을 앞세웠던 윤 후보와 달리 개인기로 ‘양강’ 반열에 섰다. 그는 윤 후보의 검사 선배기도 하다. 홍 의원이 윤 후보 중심의 선대위에 맞춤형 조언을 할 수 있는 최적 인사인 셈이다. 윤 후보의 경쟁 상대였던 유 전 의원은 정책 전문성이 독보적이다. 유 전 의원이 갖는 개혁 성향도 대선에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그런가 하면, 선대위는 제3지대에서 대선 출마를 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어떻게 다룰지도 고민해야 한다. 최근 몇몇 여론조사를 보면 안 대표는 3~5% 수준의 고정 지지율을 갖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전 위원장이 사실상 전권을 쥔 ‘원톱’으로 선대위에 입성하면 특히 홍 의원, 안 대표와의 관계 설정 문제는 더욱 고차방정식이 될 전망이다. 김 전 위원장은 두 사람과도 깊은 악연이 있기 때문이다. 이원율·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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