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尹선대위 확 바꾼다…‘기본소득’ 전면에, 安보다 김동연
2021-11-17 09:00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이야기 비상대책위원장-김종인’ 출판기념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의 총괄 선대위원장으로 올 것이 유력해지면서 김 전 위원장 원톱 체제 가동도 초읽기에 돌입했다. 김 전 위원장은 대선의 핵심 의제로 ‘김종인표 기본소득’ 도입 등 ‘빈곤과의 전쟁’, 양극화 해소 등 ‘약자와의 동행’을 내걸 것으로 보인다. 대선용 슬로건도 고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전 위원장이 오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선대위는 제3지대 주자 중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보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연대·단일화를 논의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17일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위원장은 핵심 대선 공약으로 김종인표 기본소득을 내걸 가능성이 크다.

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표 공약인 전(全)국민 대상 기본소득의 ‘맞불’ 성격이다. 김 전 위원장의 안은 기존의 현금지원 제도를 통폐합해 중위소득 50% 이하 계층에 기본적 소득수준을 보장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8월 김 전 위원장 체제의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시행에 필요한 예산은 21조원, 소득지원 대상은 약 610만명으로 추산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당시 ‘빵을 먹을 자유’를 거론한 후 통합당의 새로운 기본정책 첫 장에 기본소득을 명시키도 했다. 김 전 위원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김 전 위원장의 기본소득은 ‘이재명표 기본소득’보다 훨씬 현실성이 있어 국민의 시선을 끌 수 있을 것”이라며 “김 전 위원장이 기본소득은 물론,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핀셋’ 정책 등 빈곤과의 전쟁을 위한 여러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당내 약자와의 동행(약동) 위원회의 권한도 늘릴 것으로 보인다.

당장 김 전 위원장과 이준석 대표가 이 위원회를 직속으로 맡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약동 위원회는 김 전 위원장 주도로 지난해 8월에 꾸려진 위원회다. 사회·경제적 약자를 일으킬 수 있는 사회안전망 대책 등을 논의하던 조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외연확장을 위한 전초기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와 함께 ‘못살겠다 갈아보자(21대 총선)’, ‘진취적인 정당(통합당 비대위)’에 이어 새로운 슬로건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가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이야기 ‘비상대책위원장-김종인’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김 전 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

김 전 위원장의 ‘그립’이 있는 국민의힘 선대위는 연대·단일화 상대를 김 전 부총리로 둘 가능성이 크다.

지난 8월 대선 도전장을 낸 김 전 부총리는 김 전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달 김 전 부총리의 신당 ‘새로운물결(가칭)’ 발기인 대회에 참석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당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를 예로 들며 “대한민국 정치의 큰 변화를 가져올 계기”라고 호평했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 15일 김 전 위원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김 전 위원장은 정치계의 테슬라”라고 화답했다. 반면 김 전 위원장과 안 대표는 악연으로 얽혀있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대표를 겨냥해 “(지지율)4~5%를 받는데 무엇을 기대하고 (대선)완주를 하겠느냐”고 저격했다. 안 대표는 이에 “저는 대선 후보 대 대선 후보로 싸우는 것으로, 다른 선대위원장이나 선대본부장과 싸우는 게 아니다”라며 김 전 위원장을 깎아내렸다.

국민의힘 선대위 내 중진 의원들의 입지는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좌우를 넘나드는 정치 행보를 한 김 전 위원장은 당내 중진들과 자주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를 돕는 일부 중진들을 ‘파리떼’로 지목하고 일선 후퇴를 요구키도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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