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세수예측 ‘역대급 오판’에…與 ‘이재명표 예산’ 밀어붙이기
2021-11-17 10:45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총괄본부장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기획재정부의 ‘초과세수 예측 실패’를 계기로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예산’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날 기재부는 올해 초과 세수를 기존 31조원에서 50조원으로 상향하며 ‘죄송하다’고 고개를 떨궜다. 민주당 안팎에선 기재부를 압박하며 ‘이재명표’ 코로나19 지원책인 3대 패키지(전국민 방역지원금·지역화폐 확대·소상공인 손실보상)를 추진할 동력이 확보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17일 민주당 선대위 총괄본부장단 회의에서 “초과세수가 역대 최고 수준인 50조에 달할 것이란 전망은 충격적이다. 이렇게 세입 전망을 틀리게 할수있느냐에 대한 안타까움 있다. 이런 기재부의 소극적 자세에 대해 분명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재부는 초과세수 논란이 일자 전날 오후 올해 추경 예산 대비 19조 원의 초과세수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간 초과세수 전망치(10조원초반대)를 훌쩍 상회하는 수치다. 이는 역대 가장 큰 세수추계 오차 규모로 오차율은 17.9%에 이른다. 이전 최고 세수추계 오차는 9.5%를 기록했던 2018년이다. ‘곳간 여력이 없다’며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왔던 기재부로선 할말이 없게 된 셈이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일상회복 지원금, 지역화폐 확대, 소상공인 손실보상 확대 ‘3대 패키지’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겠다”고 했다. ‘3대 패키지’ 준비에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이 읽히는 부분이다. 윤 원내대표는 전날엔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기재부를 향해 “재정당국의 직무유기를 넘어선 심각한 책무 유기”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야당이 아닌 여당이 먼저 국정조사를 하자고 하는 이례적인 압박이었다.

물론 기재부는 공식적으로는 세수 예측 잘못과는 별개로 지원금 예산으로 쓸 수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기재부는 전날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세수 예측을 정확하게 하지 못하고 큰 규모의 초과 세수가 발생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지만 의도적 세수 과소 추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기재부가 이 같은 입장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세수예측을 잘못해 19조원이 더 들어오지 않느냐. 이걸 어떻게 할 것이냐”면서 “기재부가 계속해서 (전국민 방역지원금) 반대 입장을 견지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세수오차율이 15%를 넘는다는 것은 예산을 갖고 갑질 하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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