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하트 세리머니’…완성되어 가는 벤투호 빌드업 축구
2021-11-17 11:28


손흥민이 16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최종예선 이라크전서 A매치 30호골을 성공시킨 뒤 하트를 만들어 보이며 기뻐하고 있다(사진 왼쪽). 10년 전 같은 장소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리고 하트 세리머니를 하는 손흥민. [연합]

오랫동안 고대했던 대승이었고 공수 밸런스는 더욱 견고했다.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은 자신의 A매치 30호골을 쏘아올리며 2021년의 완벽한 피날레를 자축했다. 한국 축구가 이라크를 완파하고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큼 다가섰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6차전에서 이재성(마인츠), 손흥민,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의 연속골로 3-0 대승을 거뒀다. 최종예선에서 한국이 기록한 최다 점수 차 승리다. 또 한국이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원정 경기에서 이긴 것은 2012년 6월 카타르를 4-1로 물리친 이후 이번이 무려 9년 5개월 만이다.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는 피날레였다. 벤투호는 2021년 마지막 A매치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모처럼 시원한 골퍼레이드를 펼쳤다. 적장이자 2006년 독일월드컵서 한국을 이끈 딕 아드보카트 이라크 감독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한국이 육체적으로도, 축구 실력으로도 우리보다 한 수 위였다”며 “한국은 패스와 움직임이 너무도 좋았다.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제어하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손흥민의 A매치 30호골은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특히 경기가 열린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은 손흥민이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트린 장소여서 의미가 더했다. 당시 19세였던 손흥민은 첫 득점 후 하트 세리머니로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10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열린 96번째 A매치서 30번째 골을 기록한 뒤 또다시 하트 세리머니로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김민재는 또한번 괴물 수비수다운 모습으로 무실점 완승에 기여했다. 탄탄한 피지컬과 적극적인 태클, 지능적인 몸싸움으로 상대 공격을 완벽하게 봉쇄했고, 공격흐름이 답답할 땐 직접 전방으로 공을 운반하는 뛰어난 공격 연계능력까지 보였다. “무패행진으로 최종예선을 통과하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을 매 경기 그대로 실현해 내고 있다.

벤투 감독은 “전반엔 최고의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지만, 후반에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볼 점유율을 활용하면서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상대 수비 뒷공간을 공략하려고 했다”며 “다만 아직 우리가 월드컵에 진출한 것은 아니다. 승점을 최대한 획득해 월드컵 진출을 확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국은 2022년 1월 27일 레바논, 2월 1일 시리아와 원정 2연전을 치르고 3월 24일 이란과 홈 경기, 3월 29일 UAE 원정으로 최종 예선 일정을 마무리한다.

조범자 기자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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