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가입은 언제?…예·적금 금리, 기준금리 인상분 이상 오른다[제로금리의 종언]
2021-11-25 09:46


[헤럴드경제=이승환·서정은 기자] “지금 예금을 가입하면 손해입니다.”

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하면서 은행 예금금리도 조만간 오를 전망이다. 예금금리의 준거금리 상승, 금융당국의 예대금리차 우려가 겹치며 은행들은 내부적으로 수신금리 인상안을 준비 중이다. 이에 예금상품 가입 시점을 조금만 미뤄도 지금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예금상품은 가입시점 금리가 만기까지 적용된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들은 수신금리 폭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이번의 경우 주요 시중은행들은 예적금 금리를 기준금리 인상분 이상으로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 상황에 따라 개별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기준금리 인상, 시장 분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지침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예금금리는 한국은행이 공표하는 기준금리, 은행의 자금 보유 현황, 마케팅 전략 등 경영정책, 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결정된다. 결정 요소 가운데 한은의 기준금리 수준이 사실상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앞서 8월 26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p(포인트) 인상하자 만기 1~2년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8월 1.17%에서 9월 1.32%로 0.15%p 올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금리 추세는 기본적으로 기준금리 추세와 동행한다”며 “고객이 가입하는 예금상품은 주로 1~2년 만기의 고정금리 예금이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분이 예금금리에 반영되기까지 약간의 시차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 창구의 모습.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하면서 은행 예금금리도 오를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예대금리차 우려가 겹치며 은행들이 내부적으로 수신금리 인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예금 가입 시점을 조금만 미뤄도 높은 금리를 적용 받을 수 있다 [연합뉴스]

한은의 기준금리 외에 일부 예금상품은 준거금리로 양도성예금증서(CD 91물) 금리를 삼는다. CD는 은행이 단기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무기명 정기예금증서다. KB국민, 신한, 우리 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에서 CD금리와 연계된 정기예금상품이 판매 중이다. 해당 상품은 보통 만기 6개월의 경우 CD금리에 0.5%p, 12개월 만기는 CD금리에 0.3%p 정도 낮은 수준에서 금리가 책정된다. CD금리와 연계된 예금도 가입시점 금리가 만기 때까지 유지된다.

최근 들어 CD금리 상승세가 빠르다. 지난해 1월 1.47%였던 CD금리는 같은해 9월 0.63%까지 떨어진 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8월 0.7%를 넘어선 CD금리는 두 달만에 1%를 넘겼다. 24일 종가기준 CD금리는 1.20%다.

대출금리가 상승한 만큼 예금금리가 오르지 않은 상황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이 커 은행들은 예금상품 우대금리를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은행의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9월 말 2.14%p로, 2010년 10월 이후 11년 만의 최대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마진이 높다는 여론 등도 감안해 구체적인 지침은 다음주 정도에 나올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상이 이뤄졌으니 예적금을 시작으로 특판상품 등이 상황에 맞게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일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들이 내세우는 우대금리 혜택을 고객들이 체감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만큼 이 부분 또한 우대금리 확대에 영향을 줄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국은행은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0.75%인 기준금리를 1%로 올렸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올린 바 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의 주요 근거는 ▷견조한 경기 회복세 ▷물가상승률 ▷가계부채 급증과 집값 상승 등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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