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에 흔들리는 ‘윤석열의 정치’…“선거에 다 이긴듯” 당내 쓴소리도
2021-11-25 10:34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저녁 서울시내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했다.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에 ‘올드보이’·‘보수중진’을 고집하면서 당 청년인사들까지 비판에 나섰다. 당 안팎에서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선대위 합류여부와 관계없이 윤 후보의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인규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입에 쓰지만 몸에 좋은 약’이라는 제목으로 “지금 비춰지는 선대위 모습은 이미 선거는 다 이긴듯한 모습이고 전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신 부대변인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국민들의 정서와 멀어지는 것 같아 답답함을 느낀다”며 “누군가는 지금 상황에 제동을 걸어야 된다고 생각해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선대위 지휘부로 구성한 김 전 위원장과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은 모두 과거색채가 강한 인물이다. 경륜은 있지만 미래비전을 제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전날 SNS를 통해 “몇 개월 전만 해도 활력 넘치던 신선한 엔진이 꺼져가는 느낌”이라며 “최근 선대위 구성 과정이 진정 당원과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있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대변인에 임명될 때부터 청년들을 비롯해 국민들이 실망할 만한 움직임이 있으면 지적하겠다고 밝혀왔다”며 “선대위 구성에 답답함을 느낀다는 의견을 너무 많이 들었고, 선대위 테마가 있어야 국민들도 공감을 하는데 현재 이런 방향성도 뚜렷하지 않아 우려를 내비치게 됐다”고 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6본부장’체제를 둘러싼 우려도 나온다. 앞서 신 부대변인은 전날 페이스북에 “조국과 이재명이 웃는다”며 “(자녀 채용비리 혐의에 대한 유죄가 선고된 인사를) 용인해주는 정당이라면 민심이 떠나는 것은 기본이고 앞으로도 결코 조국을 공격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직능총괄본부장에 오른 김성태 전 의원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김 전 의원은 자녀채용 비리 뇌물혐의와 관련해 1심에서 무죄를, 2심에서는 유죄를 선고받았다. 현재 대법원에서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앞서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지난 19일 윤 후보와 그 측근들이 “지지율에 도취돼 있는 것 같다”며 “선대위에서 국민들은 윤석열 정권의 미래상을 기대한다. 그런데 선대위의 모습이 ‘그들이 돌아왔다’라면 본선은 힘들어진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 지도부는 당 안팎에서 나오는 우려를 두고 일단 제동을 걸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야구도 구단주나 단장이 팀을 정하면 감독은 거기에 따라 돌려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또 “모든 선거진행은 후보의 무한 책임 하에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후보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했다. 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선대위는 후보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이미 결정된 인사에 대해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러한 가운데, 선대위 구성을 두고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이 합류하지 못할 경우 김병준 위원장을 포함한 다른 인사를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세워야 한다며 ‘플랜비(B)’ 가능성을 꺼내들었다. 이 대표는 “지휘계통에 혼란이 있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은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김 전 위원장을 방문일정을 논의하는 등 집단행동을 검토하고 나섰다. 한 초선의원은 “부모가 다투면 자식이 꼭지를 틀 듯이 나서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다”며 “양측 갈등이 길어질수록 국민들의 실망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전날 윤 후보는 권성동 선대위 사무총장과 함께 김 전 위원장과 만찬에 나섰지만, 선대위 합류에 대한 확답을 듣지 못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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