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내구성·가격 多잡은 K 연료전지”...수소경제시대 첨병으로 우뚝
2021-12-01 13:13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료전지연구실 연구진이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자원인 물을 활용한 수소가 석유를 대체하게 될 시대가 온다.”

세계적 미래학자 제러미 러프킨이 지난 2002년 펴낸 ‘수소 혁명’에서 예견한 말이다. 지구온난화 주범으로 꼽히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소가 인류의 새로운 동력원이 될 것이라는 그의 예견은 어김없이 들어맞았다.

석유에 내연기관이 있다면 수소에는 연료전지라는 환상의 짝꿍이 있다. 수소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주는 연료전지를 통해 수소는 운송수단의 연료, 발전, 전원공급장치, 난방 등 화석연료를 능가하는 무궁무진한 활용도를 가진다.

수소를 원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는 물 이외에 어떤 유해물질도 배출하지 않는데다 효율성에서 기존 내연기관 대비 월등한 비교우위를 지니고 있다. 수소경제에서 활용의 핵심적 역할인 연료전지는 수송, 발전 등 다양한 용도로 확대되며, 세계 시장 규모는 연평균 30%씩 성장해 2030년에는 약 50조원 규모로 전망된다.

현재 미국, 일본, 독일, 중국, 호주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수소경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 수소 및 연료전지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기위한 구체적인 지원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연료전지 자동차, 가정·건물용, 발전용 연료전지 시스템에 대한 본격적인 산업화를 지원하며, 2040년 수소경제를 선도한다는 목표다. 연료전지 분야의 핵심 소재 및 부품인 전극용 탄소, 전극촉매, 전해질 막, 막전극접합체(MEA) 등은 일본과 미국의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때문에 안정적인 산업화를 위해서는 국산화 기술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연료전지 기술은 대표적인 융합기술이며 스택 및 시스템과 연계한 소재, 부품 및 장비에 대한 기술이 확보되어만 실제 산업계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국내연구진이 수소경제시대를 앞당길 주목할 만한 연구성과를 잇따라 도출하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현재 자동차·모바일·건물발전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료전지는 본격적인 양산을 앞두고 있고, 현대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는 수소전기자동차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시작한 상황이다.

하지만 연료전지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스택 내 전극촉매로 사용되는 백금·팔라듐 등 귀금속 가격은 가파른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연료전지 스택 비용의 약 48%를 차지하는 전극촉매의 성능 향상과 가격 저감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료전지연구실 박구곤 박사 연구팀은 수소연료전지의 촉매로 사용되는 백금 사용량은 저감하면서 수명은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코어(core)-셸(shell) 구조 촉매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2~3단계의 복잡한 공정을 거치는 구리 저전위도금법 대신, 초음파 기반 반응 공정을 통해 간단하게 코어·셸 구조 전극촉매 제조가 가능한 방법이다. 이 같은 간단한 초음파 방법을 통해 코어·셸 구조의 코발트·백금 합금촉매를 한 번에 5g 이상 제조 가능하며 현재는 50g 수준 제조 시에도 우수한 재현성으로 확보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특히 질화 수준이 가장 높은 코어·셸 코발트·백금 합금촉매의 경우, 상용 백금 촉매 대비 성능은 2배, 내구성은 5배 이상 향상됨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팔라듐과 같은 귀금속 코어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도 백금 사용량은 극소화하며 성능과 수명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키는 새로운 방법이 개발된 것이다.

박구곤 박사는 “간편한 공정을 통한 코어·셸 전극촉매 제조 및 가압 질화 공정을 통한 촉매의 내구성 기술 확보는 본격적인 연료전지의 상용화를 앞둔 시점에서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적인 원천소재기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연 정치영 박사팀은 차량건물용 연료전지 제작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공정의 단순화로 대면적화와 양산의 길을 열었다.

MEA(막전극접합체)란 연료전지 전극과 전해질막이 접합된 핵심 부품으로 연료전지 스택 원가의 약 40%를 차지한다. 이 기술을 통해 백금 사용량을 0.1㎎/㎠ 수준으로 획기적으로 저감함으로써, 미국 에너지성(DOE)에서 제시한 기술적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연구진은 “산소 이동 거리를 기존의 20~30% 수준으로 낮춰 백금 촉매의 이용률을 기존 대비 3배 이상으로 극대화시켰다”면서 “기존 공정 대비 양산설비 설치비용은 2분의1 수준으로 절감되며 양산속도는 2배 이상 향상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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