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따돌림을 당한 끝에 살해당한 14세 프랑스 소녀 사진 앞에 시민들의 추모의 꽃이 놓여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승원 기자] 프랑스 하원이 학교 내 괴롭힘 가해자에게 최고 징역 3년을 선고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상원 역시 지지하고 있어 내년 2월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하원에서는 이런 내용을 담은 법안이 표결 끝에 통과됐다. 현 정부뿐 아니라 상원에서 우위를 점한 우파 야당인 공화당(LR)도 이 법안을 지지하고 있다.
이런 정치 구도에 따라 곧 법안이 상원에도 제출돼 내년 2월 최종 채택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법안이 수정 없이 제정된다면 형법에‘학내 괴롭힘’이라는 범죄가 신설된다.
학내 괴롭힘의 정도와 가해자의 법정 연령에 따라 최대 3년 징역 또는 4만5000유로(약 60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더욱이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등 피해가 큰 경우 최대 징역 10년까지 형이 가중될 수 있다.
장미셸 블랑케르 교육부 장관은 “우리 아이의 삶이 산산조각으로 흩어지는 상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공화국의 가치를 따르도록 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법안을 발의한 에르완 발라넝 중도성향 민주운동당(Modem) 의원은 "이 법에는 교육학적 가치가 있다"면서 "이 발상은 (학내 괴롭힘에) 전체 사회가 관여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학생 10명 중 1명이 학내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고 학내 괴롭힘 탓에 목숨을 잃은 사례가 잇따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월 14세 소녀가 동부 알자스에서 학우들에게 동성애자라고 고백한 후 따돌림을 당하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
앞서 3월에는 또 다른 14세 소녀의 시신이 파리 센강에서 발견됐다. 이 소녀는 휴대전화에 있던 속옷 차림의 사진을 빼앗긴 후 또래로부터 심한 괴롭힘에 시달리다 같은 학교 학생 2명에게 살해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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