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설강화' 예고편 중 일부. [유튜브 'JTBC Drama' 캡처]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이걸로 되겠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디즈니플러스(+)가 한국에 진출하자마자 악평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엉터리 자막에 마블 시리즈를 제외하면 볼만한 콘텐츠도 별로 없다는 지적을 받는다. 실망한 이용자들의 이탈도 잇따른다.
이에 디즈니+가 본격적으로 한국 콘텐츠 보따리를 풀었다. 첫 한국 드라마 ‘설강화’를 선보인다.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로맨스 드라마다. 아이돌 블랙핑크 멤버 지수와 배우 정해인이 주연을 맡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종합편성채널 JTBC와 동시에 방영돼 ‘희소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디즈니+는 한국 콘텐츠 부족 등을 이유로 부진을 겪고 있다. 반면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지옥 등 오리지널 콘텐츠가 연달아 흥행했다. 디즈니+의 ‘설강화’가 넷플릭스에 맞설 무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디즈니플러스 독점 공개 '설강화'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15일 업계에 따르면 디즈니+는 오는 18일 첫 한국 드라마 ‘설강화’를 독점으로 선보인다. 디즈니+가 소개했던 7개 한국 콘텐츠 중 첫 드라마다. 앞서 ‘런닝맨 스핀 오프’, ‘블랙핑크 더 무비’ 등 예능과 다큐멘터리를 공개한 바 있지만, 큰 관심을 얻지 못했다.
문제는 ‘설강화’가 JTBC와 동시에 방영돼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방송사, 극장 등 별도 유통 채널 없이 오직 넷플릭스에서만 시청 가능한 ‘넷플릭스 오리지널’과 다르다. OTT 중에서는 디즈니+가 유일하게 ‘설강화’를 제공하지만, 국내에서는 JTBC 채널을 통해 본방송·재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디즈니+가 공개할 5개 한국 드라마 중 하나인 ‘무빙’ 또한 JTBC와 동시 방영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콘텐츠 '너와 나의 경찰 수업'.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유통 채널이 이원화된 만큼 이용자 모객 효과는 적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디즈니+와 유사한 전략을 택한 ‘웨이브’가 대표적인 예시다. 웨이브는 지상파 3사와의 협업 및 제작 투자를 통해 관련 콘텐츠를 웨이브 오리지널로 확보하고 있다. 모범택시(SBS), 오월의 청춘(KBS), 원더우먼(SBS), 검은 태양(MBC) 등이 있다.
드라마는 방송 당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를 독점 공급한 웨이브는 큰 수혜를 얻지 못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웨이브의 월간 활성이용자수(MAU)는 1월 419만명, 11월 457만명으로 10개월 동안 38만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디즈니플러스 주요 콘텐츠 브랜드. [디즈니코리아 제공]
반면 ‘환승연애’, ‘술꾼 도시여자들’ 등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늘리고 있는 티빙은, 1월 264만명에서 11월 396만명으로 132만명이 증가했다. 토종 OTT 1위 웨이브를 빠르게 추격 중이다. 특히 ‘술꾼 도시여자들’은 역대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중 주간 유료 가입 기여 수치 1위를 기록했다. 업계는 티빙이 연말까지 220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 중이다.
한편, 디즈니플러스는 지난 11월 31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모은 것으로 추산된다. 일간 활성이용자수(DAU)는 11월 12일 59만명에서, 12월 12일 31만명으로 45% 급감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