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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입고 벗기 귀찮아 등장한 ‘이것’, 벌써 200억 벌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쇼핑도 불안한 요즘, ‘가상 피팅’ 서비스가 주목 받고 있다. 과거에는 온라인 쇼핑 시 입어보지도, 착용해보지도 못한 채 ‘감’에 의존해 의류나 액세서리를 구매했다면, 이제는 증강현실(AR) 기술을 통해 해당 제품을 간접적으로 걸쳐보고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부 관련 업체는 해당 서비스로 벌써 수백억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17일 IT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상 피팅 관련 서비스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가상 피팅 아이웨어 쇼핑몰 ‘라운즈’다.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원하는 디자인의 안경을 고르면 사용자의 얼굴에 덧입혀 주는 방식이다. 실제 안경을 착용하지 않아도 마치 써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해준다.
온라인 쇼핑몰 파페치(Farfetch)에서 시계를 가상 피팅하는 모습. [박혜림 기자/rim@]
몇 년 전부터는 안경을 ‘패션 아이템’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 라운즈를 통해 안경을 구입하는 이들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라운즈는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제공하는 안경 가상착용 서비스 이용 건수가 월 400만건 돌파했다”며 “전년대비 800% 늘었다”고 말했다.
매출로는 벌써 누적 20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아이웨어 시장 규모가 3조40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장세다.
국내 AR서비스 업체 로로젬은 의류나 패션 소품 등을 3D로 변환해 소비자가 제품을 착용한 모습을 제공한다. 오프라인 쇼핑몰의 피팅룸을 스마트폰과 컴퓨터 속으로 옮긴 셈이다.
라운즈에서 안경을 가상으로 착용해보는 모습. [라운즈 유튜브 캡처]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내 메이슨인베스트먼트는 물론 글로벌 가상현실(VR) 기업 ‘오큘러스’의 창립멤버이자 페이스북 임원을 역임한 개발자 니라브 파텔에게 최근 투자도 받았다.
나이키는 아예 관련 업체를 인수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 통해 NFT(대체불가능토큰) 스타트업 RTFKT를 인수한다고 밝힌 것이다. 다양한 디자이너·아티스트와 손잡고 디지털 신발 NFT를 판매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RTFKT는 AR 가상피팅을 제공하는 기술력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키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제품을 가상으로 착용해보고 구입할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은 셈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VR·AR 시장은 464억달러(약 55조원, 매출액 기준) 규모였다. 오는 2025년에는 2800억달러(약 333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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