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족 놀던 압구정?...이젠 MZ세대 ‘핫플레이스’로
2021-12-23 11:09


서울 압구정 로데오 거리. 이 일대는 가로수길 지가와 임대료 상승으로 다시 자산가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민경 기자

1990년대 ‘오렌지 족’의 메카였던 압구정이 ‘MZ세대’의 메카로 떠올랐다. MZ세대는 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한다. 부모가 놀던 추억의 ‘핫플레이스’를 이제는 자녀들이 즐기고 있는 셈이다.

SK텔레콤은 자사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지오비전’(Geovision)으로 대한민국 100대 상권을 분석한 결과 올해 가장 많은 월 평균 매출을 기록한 상권이 압구정역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국내 100대 상권의 상권별 업소 수·카드 매출·유동인구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봤다. 그 결과 압구정역 상권은 올해 하루 평균 13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일 평균 유동인구는 23만명으로 전국 31위 수준이지만, 유동인구당 매출 기준으로는 약 5만9000원으로 국내에서 가장 높았다. 압구정역 상권이 매출 1위를 기록한 것은 SKT텔레콤이 2012년 상권 분석을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SK텔레콤은 명품 매장·고급 레스토랑·병원이 많은 압구정역 상권이 코로나19로 내수 소비가 고급화되는 현상의 수혜 지역이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보다는 가치 소비를 중시 여기는 MZ세대의 소비가 적지 않았다.

실제로 부동산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MZ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가 압구정역 부근에 대거 입점하며 MZ세대의 발걸음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압구정과 인접한 ‘고급 상권’인 청담역 부근 상권도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크게 늘었다. 일 유동인구는 일 3만3000명으로 100대 상권 중 가장 적었지만, 명품 매장과 고급 스튜디오 및 병원이 많아 유동인구당 매출이 약 3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120위권에서 올해 59위로, 1년새 순위도 가장 많이 올랐다.

100대 상권 중 코로나 전후 순위 하락이 가장 큰 상권은 건대입구역 상권과 명동역 상권이었다. 건대입구역 상권은 2019년 63위였지만 올해는 97위로 하락했고, 명동역 상권은 2019년 58위에서 올해 91위로 주저 앉았다.

특히 명동은 해외관광객 방문이 많았던 지역으로 코로나로 여행이 제한되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명동의 2019년 내국인 일 유동인구 18만명이었지만, 현재는 13만8000명으로 2년새 약 25%가 감소했다. 같은 시기 외국인 방문도 일 3000명에서 150여명으로 급감했다

SK텔레콤은 또 지오비전을 통해 2019년에서 2021년까지 3년동안 한달 1회 이상 카드 매출이 발생하는 업소 수를 추출, 코로나 전후의 업종 트렌드를 분석했다. 그 결과 반려동물 관련 매장의 증가세가 가장 컸다. 2019년(8500개) 보다 34% 늘어난 1만1500개로 조사됐다. 커피전문점(다방·커피숍·카페)는 같은 기간 8만3500개에서 10만500개로 26.3% 증가하며 증가율 2위를 차지했다.

장홍성 SK텔레콤 광고·데이터CO 담당은 “이번 상권 분석이 경제 사회 현상 분석과 정책 수립 등 대한민국 발전에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혜림 기자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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