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여기 가요?” 명동 추락…다시 뜨는 ‘이곳’
2021-12-23 20:41


올해 명동 거리. 폐점한 매장들로 인해 불이 켜지지 않아 거리가 어둡다. [김영철 기자]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명동의 몰락, 압구정의 부활…압구정 상권, 강남도 제쳤다!”

‘K뷰티 성지’ 명동이 끝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거리를 가득 채우던 외국인 관광객도, 내국인도 찾아보기 힘들 지경이다. 반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몰락했던 압구정은 화려한 부활에 성공했다. 전국 상권 매출 1위를 놓치지 않던 강남도 제치고 10여년만에 최고 매출 상권으로 올라섰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두 상권에 정 반대 효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텔레콤이 자사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지오비전’(Geovision)으로 대한민국 100대 상권을 분석한 결과, 압구정역 상권이 올 한해 가장 많은 월 평균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국내 100대 상권의 상권별 업소 수·카드 매출·유동인구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봤다. 그 결과 압구정역 상권은 올 한해 하루 평균 136억원, 월 평균 409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해마다 매출 1위 상권을 놓치지 않던 강남역 남부(3586억원)도 넘어선 것이다.

압구정역 상권은 일 평균 유동인구가 23만명으로 전국 31위 수준이었지만, 유동인구당 매출 기준으로는 약 5만9000원으로 국내에서 가장 높았다.


서울 압구정 로데오 거리. 이 일대는 가로수길 지가와 임대료 상승으로 다시 자산가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민경 기자]

압구정역 상권이 매출 1위를 기록한 것은 SKT텔레콤이 2012년 상권 분석을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SK텔레콤은 명품 매장·고급 레스토랑·병원이 많은 압구정역 상권이 코로나19로 내수 소비가 고급화되는 현상의 수혜 지역이 됐다고 분석했다.

지오비전 연구팀은 “압구정역 상권은 명품 매장, 고급 레스토랑, 미용 · 병원이 밀집되어 있는데, 코로나로 내수 소비가 고급화되는 현상의 수혜 지역이 됐다”며 “강남역 주변이 주춤한 반면 압구정 상권은 큰 폭으로 성장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MZ세대의 소비가 적지 않았다. MZ세대는 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한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보다는 경험과 가치를 중시 여기는 소비를 지향해, 고급 브랜드가 밀집한 압구정 상권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압구정과 인접한 ‘고급 상권’인 청담역 부근 상권도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크게 늘었다. 일 유동인구는 일 3만3000명으로 100대 상권 중 가장 적었지만, 유동인구당 매출이 약 3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1일 오후 서울 명동 상가 공실에 임대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반면 외국인들의 필수 관광코스였던 ‘K뷰티 성지’ 명동은 끝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월 매출 순위가 2019년 58위에서 올해 91위로 주저 앉았다.

해외관광객 방문이 많은 지역이었던만큼 코로나로 여행이 제한되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명동의 2019년 내국인 일 유동인구 18만명이었지만, 현재는 13만8000명으로 2년새 약 25%가 감소했다. 같은 시기 외국인 방문도 일 3000명에서 150여명으로 급감했다.

이를 방증하듯 명동거리 화장품 업종의 점포 1곳 당 평균 매출액(서울시 우리마을 가게 상권분석서비스)도 2019년 6월 1억6812만원에서 올해 6월 7295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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