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이미 치킨 한마리에 배달비가 5000원인데…여기서 더 오를 수 있다고?”
배달의민족이 최근 가맹점주에게 배달비 관련 정책 변경을 고지하며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내년부터 프로모션 배달비 연장 기간을 기존 90일에서 30일로 축소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배달비 개편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프로모션 종료 시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배달비가 최대 6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지난 23일 자사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원’의 프로모션 적용 기간을 기존 90일에서 30일로 축소한다고 공지했다. 현재 매달 3개월마다 프로모션 요금을 연장하는데, 내년 1월 1일부터는 한달 단위로 연장해야 한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3개월이 아닌 한달마다 프로모션 종료에 대해 걱정해야하는 셈이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23일 자사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원’의 프로모션 적용 단위 기간을 기존 90일에서 30일로 축소한다고 공지했다. [배달의민족 사장님광장 갈무리]
현재 배달의민족은 단건배달 중개 수수료로 건당 1000원, 배달비 5000원(배달기사에 제공)이란 프로모션을 적용하고 있다. 배달비는 점주와 소비자가 분담할 수도, 한쪽이 전부 부담할 수도 있다.
프로모션 연장 기간 축소에 업계에서는 배달비 개편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6월 단건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며 약 6개월 간 프로모션 요금을 적용했지만, 운영에 한계가 왔다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은 배달의민족이 내년부터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정식 요금인 ‘중개 수수료 건당 12%, 배달비 6000원’을 적용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만약 프로모션이 끝날 경우 자영업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배달비는 치킨 한마리 기준 최대 3000원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
치킨 한마리를 1만6000원이라 가정하면 ▷중개 수수료는 기존 1000원에서 1960원(건당 12%)으로▷배달기사에게 제공되는 배달비는 5000원에서 6000원으로 오른다. 이 경우 자영업자가 지불해야하는 총액은 6000원에서 8960원으로 증가한다.
배달 오토바이 [김민지 기자/jakmeen@]
이는 결국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점주들은 이미 5000원(프로모션 기준)의 배달비 중 상당수를 부담하고 있다. 통상 배달비는 소비자가 전부 지불해야 하지만, 자영업 경쟁이 치열한 탓에 ‘울며 겨자먹기’로 절반 이상을 부담할 수밖에 없다. 배달 기사 몸값도 높아졌다고 아우성이다. 중개 수수료 및 배달비가 인상되면, 소비자 부담 배달비를 올리거나 메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일각에선 점주들이 일부 배달비를 부담하는 현행 관행이 비정상적이라며, 소비자 부담을 높여 배달비를 정상화해야 한단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여전히 ‘공짜 배달’을 당연시 하는 인식이 팽배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배달업계에서는 배달의민족의 프로모션 기간 축소를 두고 적자 누적 등 실적 압박이 심각해졌다고 보고 있다. 현재 배달의민족와 쿠팡이츠는 모두 프로모션 배달료를 적용하며 적자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일례로 배민을 인수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올 상반기에만 1조2629억원의 적자를 냈다. 전년대비 2배 수준이다. 배달건수는 확연히 늘었지만 수익성 개선에는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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