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랩스'를 창업한 신상훈(42) 대표.[그린랩스 제공]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이 남자, 손만 댔다 하면 대박?”
초봉 1억원 샐러리맨→전자책→데이팅앱→농업앱. 손만 댔다하면 대박,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남자가 있다. 신상훈 그린랩스 대표 얘기다. '전자책'사업에 이어 이성의 만남을 성사시키는 '데이팅앱', 최근에는 디지털 농업 관련 앱(팜모닝)으로 연타석 홈런을 쳤다. SK까지 이 회사 투자에 뛰어들었다. 디지털 농업 혁신은 최태원 SK회장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린랩스’는 SK 투자전문지주사 SK스퀘어로부터 3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27일 밝혔다. 현재까지 그린랩스의 투자유치액은 총 750억원에 달한다. 그린랩스의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의 4배가 넘는 1000억원이다. 유니콘(기업가치 1조) 기업 등극도 눈앞에 두고 있다.
SK가 꽂힌 그린랩스는 농업인들에게 농창업, 작물재배 컨설팅, 신선마켓 사업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앱 ‘팜모닝’을 운영하고 있다.
그린랩스를 만든 신상훈 대표의 이력은 다채롭다.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를 졸업한 신 대표는 지난 2006년 외국계 투자은행에서 처음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초봉이 1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거액 연봉을 뿌리치고, 창업에 뛰어든다. 처음 시작한게 전자책 사업. 사업은 순조로웠다. 하지만 그의 창업 본능은 전자책에 만족하지 못했다. 이성과의 만남을 이어주는 데이팅 앱 ‘아만다’를 만들며, 본격적인 성공 가도를 달리게 된다.
신 대표가 창업한 데이팅앱 아만다의 최근 앱 소개 모습[출처, 아만다]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는 뜻의 '아만다'는 출시 3년도 안 돼 업계 1위, 비게임 앱 매출 순위 4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미국에선 데이팅 서비스가 활발했지만, 국내에선 데이팅앱을 통해 이성을 만나는 건 ‘가볍다’는 편견과 사회적 시선이 깔려있던 시대였다. 신 대표는 기존 회원이 새 회원을 심사해 가입을 허락하는 시스템을 고안해, 이같은 편견과 불신을 없앴다.
그린랩스가 운영하고 있는 식물공장의 모습.[SK스퀘어 제공]
데이팅 앱을 매각한 신 대표가 새롭게 만든 것이 농업 관련 앱을 운용하는 그린랩스다. 디지털 농업을 이끌고 있는 국내 최대 애그테크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7년 회사를 창업, 불과 4년만에 기업가치 1조원을 앞두고 있다. 올해와 내년 예상 매출액은 각각 1060억원과 4850억원으로 매년 4~5배 고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랩스에 투자를 단행한 SK측은 “농업의 디지털화로 사회에 기여하고 재무적 성과도 얻을 수 있는 혁신 투자다. 이번 투자로 SK의 사업과의 시너지도 한층 높아질 것”이라며 “예를 들면 농산물 유통 분야에서 11번가 신선마켓과의 협업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신 대표는 “그린랩스는 국내 농업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지속가능한 농업의 밸류체인을 확장하고 있다”며 “이번 투자유치를 계기로 데이터 농업의 연구개발 강화, 인수합병 확대, 해외시장 공략에 힘쓸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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