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은 감염병이 미세먼지나 기후변화보다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도 감염병을 꼽았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보건환경 인식조사’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간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서울시민 1000명과 보건환경 분야 전문가 321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감염병과 미세먼지, 기후변화, 유해화학물질, 수질·토양오염·폐기물, 인공방사능 및 자연방사선 물질, 도시생활문제(소음, 빛공해, 악취) 등 7가지 보건환경 위험 요인 가운데 감염병이 4.21점(5점 만점)으로 시민이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미세먼지 4.02점 ▷기후변화 3.98점▷유해화학물질 3.97점 ▷수질·토양오염·폐기물 3.89점 ▷인공방사능 및 자연방사선 물질 3.85점 ▷도시생활문제 3.57점 순이었다. 건강상의 피해를 본 경험은 미세먼지(59.0%)가 가장 많았고 도시 생활문제(45.3%), 감염병(42.5%)이 뒤를 이었다.
서울 시민의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인은 감염병(4.51점)으로 집계됐다. 미세먼지는 4.25점, 기후변화는 4.09점으로 상대적으로 위험하다고 느끼는 정도가 낮았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감염병이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힌데 이어 보건환경 분야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는 인식 조사는 유의미한 결과”라며 “앞으로 미세먼지와 기후변화보다 상대적으로 시민에게 정보가 적었던 감염병과 관련한 여러 정보 제공을 통해 시민의 우려를 해소해 나가겠다”고 했다.
서울 시민은 환경분야에서 8가지 요인(미세먼지, 기후변화, 방사선 물질, 미세플라스틱, 폐기물, 도시생활문제, 악취, 수질·토양오염) 중 미세먼지(4.13점)가 가장 위험하다고 응답했다. 이어 ▷기후변화(4.05점) ▷방사선 물질(3.95점) ▷미세플라스틱(3.95점) ▷수질·토양오염 3.93점 순이었다.
식품 관련 위험 요인 8가지(대장균, 식중독균, 미세플라스틱, 중금속, 잔류농약 첨가물, 방사능 물질, 자연독소, 잔류동물의약품)의 위험 정도에 대한 질문에는 중금속(4.11점), 방사능 물질(4.08점), 대장균·식중독(3.99점) 순으로 답했다. ‘식품 위험 요인으로 인해 피해를 본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는 대장균·식중독균(45.5%)이 가장 많았고 첨가물(14.5%), 미세플라스틱(12.3%)이 뒤를 이었다.
서울 시민의 평소 보건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도는 3.90점으로, 전반적으로 ‘관심이 있는 편’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환경 측면에 있어서 삶의 만족도는 3.15점으로 ‘보통’수준이었다. 이번 조사는 코로나19와 미세먼지 등 시민의 삶을 동시다발적으로 위협하는 보건환경과 환경 위험 요인에 대한 통합적인 인식을 조사하고 이를 반영한 시 정책 연구를 추진하기 위해 처음으로 진행됐다.
신용승 시 보건환경연구원장은 “최근 코로나19 확산과 미세먼지, 미세플라스틱까지 그 어느 때 보다 보건환경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요구가 높다”며 “이번 조사 결과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연구과 소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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