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중도층 ‘역전’...李 호남서 70%, 尹 영남서 47%[D-70 대선여론조사]
2021-12-30 11:3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지방신문협회 주최로 열린 지방자치대상 및 한국지역발전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대와 중도층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역전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0일 나왔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된 후 이 후보가 20대와 중도층에서 윤 후보를 앞선 것은 처음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선거대책위원회 사퇴로 국민의힘에 극심한 내홍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가족리스크’가 윤 후보에게 더 큰 타격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는 전체 지지율에서도 오차범위 내긴 하지만 윤 후보를 앞섰다. 최근 윤 후보의 하락세가 지속하며 이 후보가 윤 후보에 역전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나오는 가운데 반격의 고삐를 죄는 윤 후보와 달아나려는 이 후보 사이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헤럴드경제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27~28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20대(만 18, 19세 포함) 응답자의 37.1%가 이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 달 전인 지난달 23~24일 헤럴드경제-KSOI 조사 당시 20.9%보다 16.2%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반면, 윤 후보는 20대 응답자 가운데 18.9%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한 달 전 40.4%와 비교하면 무려 21.5%포인트가 폭락했다. ‘지지할 후보가 없다’고 답한 20대 응답자는 22.0%로, 한 달 전(16.2%)보다 5.8%포인트 늘어났다.

두 후보의 극명한 20대 지지율 역전현상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사퇴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대표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측 핵심관계자)’ 논란으로 요약되는 선거대책위원회 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상임선대위원장,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 등 선대위 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했다. 이후 선대위 외곽에서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윤석열 선대위’에 대한 비판을 내놓는 상태다.

갈등을 정리해야 할 윤 후보는 이 대표의 행보에 대해 관망하고 있다. 이달 초 ‘울산회동’을 통해 이 대표와의 갈등을 정리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내서는 더 이상 이 대표의 ‘돌발행동’에 휘둘리면 안된다는 ‘신중론’에 무게가 쏠린다. 이 대표와 윤 후보측의 마찰이 길어지면서 당내서는 이 대표의 복귀를 압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20대 남성의 지지세가 높은 만큼, 20대들이 이 대표에 대한 당내 압박을 자신들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 여기에 윤 후보의 잇단 실언 논란,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경력 의혹 등도 ‘공정’에 민감한 20대의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이 후보는 40대와 50대에서도 각각 59.0%, 49.7%를 얻으며 윤 후보(40대 24.2%, 50대 39.6%)를 앞섰다. 윤 후보는 60세 이상에서 55.2%를 기록, 34.9%의 이 후보를 따돌렸다. 30대의 경우 윤 후보 39.9%, 이 후보 36.9%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중도층에서는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한 달 전보다 하락했지만, 윤 후보의 하락폭이 더 커 순위가 뒤바뀌었다. 자신의 정치성향을 ‘중도’라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39.1%가 이 후보를, 37.7%가 윤 후보를 지지했다. 한 달 전에서는 중도층의 43.7%가 윤 후보를, 39.2%가 이 후보를 지지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 후보 역시 아들의 불법도박 의혹 등 ‘가족리스크’가 제기되며 흔들렸으나, 빠르게 인정하고 사과에 나선 것이 하락폭을 최소한으로 줄인 것으로 관측된다.

‘지지 후보가 없다’는 중도층 응답자는 10.4%로, 한 달 전 4.3%보다 6.1%포인트 늘었다. 또, 중도층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은 한 달 전(5.5%)보다 1.9%포인트 상승한 7.4%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이 후보는 광주·전라 지역에서 70.4%의 지지를 얻어 15.6%를 기록한 윤 후보를 압도했다. 인천·경기(44.0%), 대전·세종·충청(51.4%)에서도 각각 33.5%, 35.3%를 기록한 윤 후보에 앞섰다.

윤 후보의 경우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에서 각각 47.7%, 47.8%를 기록하며 우세를 보였다.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에서의 이 후보 지지율은 각각 30.8%, 32.8%였다. 윤 후보는 서울에서 42.0%, 강원·제주에서 49.6%를 기록하며 37.5%, 38.8%를 얻은 이 후보를 앞섰다.

전체 지지율의 경우 이 후보는 42.9%, 윤 후보는 37.8%를 각각 기록했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5.1%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 ±3.1%포인트) 내다. 한 달 전 조사와 비교했을 때, 윤 후보는 4.2%포인트 내린 반면, 이 후보는 3.1%포인트 올랐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4.4%, 심상정 정의당 후보 3.3%, 기타 다른 후보 1.7%였다. ‘지지할 후보 없음’은 8.7%, ‘잘 모름’은 1.1%다. 정윤희 기자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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