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때 임신한 채 보복살해…마피아 첫 여성 두목 사망
2022-01-01 16:35


[이태리24뉴스 갈무리]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유명 마피아의 첫 여성 두목인 아순타 마레스카가 사망했다.

1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 AP 통신 등에 따르면 마레스카는 8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마레스카는 이탈리아 4대 마피아 중 하나인 카모라의 최초 여성 두목이었다. 키모라는 나폴리를 근거지로 마약 밀매와 갈취, 밀수 등을 자행하는 것으로 악명을 떨쳤다.

마레스카는 지난 1955년 18세 때 임신 6개월이었을 당시 카모라의 두목 안토니오 에스포지토를 대낮에 나폴리의 거리에서 권총으로 숨지게 했다. 조직 내 권력 다툼에 휘말려 죽임을 당한 남편을 대신해 복수에 나섰던 것이다.

당시 수사관들은 공범 가능성에 무게를 뒀지만 마레스카가 끝까지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곧 그의 조직 내 입지를 확고히 굳히는 계기가 됐다.

이후 마레스카는 카모라의 첫 여성 두목에 올라 '레이디 카모라', '범죄의 디바' 등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마레스카는 악명높은 암거래상의 딸로 지역 미인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해 '푸페타'(Pupetta. 작은 인형)라는 별칭으로도 불리기도 했다.


[연합]

그는 1959년 살인 혐의 재판 당시 법정에서 "(그런 상황이 오면) 다시 똑같이 할 것"이라고 진술했다.

마레스카는 13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감옥에서 아들 파스콸리노를 출산했으며 10년을 복역했다.

출소한 뒤 아들과 14년만에 재회해 나폴리에서 옷가게를 운영했다. 그러나 이후 삶 역시 순탄치 않았다.

마약 밀매업자이자 무기상인 움베르토 암마투로와 함께 살며 쌍둥이를 낳고 살던 중 1974년 18살이던 아들 파스콸리노가 암마투로를 만나러 공사현장에 갔다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마레스카는 암마투로가 두목 자리를 탐내던 파스콸리노를 살해해 시멘트로 암매장했다고 의심했지만 증거는 없었다. 하지만 쌍둥이를 보호하기 위해 암마투로와 헤어지지도 않았다.

그는 1981년 라파엘라 쿠톨로가 카모라 조직에서 이탈해 만든 누오바 카모라의 조직원을 살해하라고 지시한 혐의와 1982년 법의학자 알도 세메라를 죽인 혐의로 암마투로와 함께 구속기소됐지만 4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2013년 이탈리아의 한 민간 TV 채널이 젊은 시절 그의 삶을 소재로 한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18세였던 당시) 난 임신 중이었고 그는 권총을 든 손을 뻗으며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며 "내가 어떻게 해야 했을까. 나를 죽이도록 그냥 놔뒀어야 했나"라고 반문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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