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움직인다...대기업 빅딜 ‘시동’
2022-01-03 11:36


새먹거리 발굴을 위한 대기업의 빅딜이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배구조 개편, 비주력 사업 정리 등으로 인한 물적분할 후 매각(carve-out) 또한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 GS, 신세계 등 그룹사들이 공격적으로 M&A에 나선데 이어 올해는 실탄으로 무장한 삼성, 사업 새판짜기가 한창인 LG 등도 가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 영위하던 사업을 넘어 4차산업혁명을 이끌 새 현금창출원(cash cow) 육성을 위한 전략이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그동안 멈췄던 신사업 투자, 대규모 빅딜 등 굵직한 의사결정에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지난해 1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3년 안에 의미 있는 M&A를 단행할 것이라 발표했다.이후 인공지능(AI), 5G, 바이오, 부품 등 4대 미래 성장사업을 주축으로 다양한 기업들에 대한 인수를 검토했으나, 이 부회장의 부재로 빠른 결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난 8월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와 함께 3년 간 240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여기에 M&A 계획 또한 포함됐다.

삼성전자가 최근 로봇 사업에 본격 진출하면서 M&A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데 이어 글로벌 제약업체 19위인 미국 바이오 기업 바이오젠 인수에 뛰어들었다는 소식까지 나오면서 조만간 성과가 가시화될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말 삼성전자의 현금성자산은 121조원에 달한다.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따른 지배구조 개편, 시장 변화 및 신사업 추진을 위한 비주력 사업 매각 등 삼성발 매물이 쏟아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2015년 삼성이 한화에 화학·방산 사업을 매각한 것처럼 또 한 번의 그룹사 간 빅딜도 가능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SK그룹은 지난해 미국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9부 능선을 넘어서면서 올해 다시 빅딜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SK는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각 계열사들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 외에도 지주사인 SK㈜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정유·화학과 통신, 반도체까지 수차례 M&A로 결정적인 도약을 맞이했던 SK그룹 특성상, 또 다른 빅딜을 추가하기 위한 밑작업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SK㈜는 수년 전부터 ‘투자형 지주사’를 표방하며 제약·바이오 산업과 모빌리티, 2차전지 등 신사업에 다수 투자건을 성사시켜 왔다. 지난해에도 SK㈜는 주차 관제 솔루션 서비스업체인 파킹클라우드,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 시그넷이브이, 프랑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인 이포스케시 등에 투자했다.

구광모 회장 취임 5년차를 맞은 LG그룹 M&A 굴뚝에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지난해 LG화학의 편광판 사업 정리,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 등 자산 경량화에 나선 만큼 올해는 M&A 시장에서 인수자로 왕성한 식욕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LG전자가 2018년 오스트리아 전장 기업 ZKW를 인수한 데 이어 자동차 로봇 기업 로보스타, 자동차 사이버보안 기업 사이벨럼 지분 인수 건을 추가하며 M&A에 시동을 걸었다.

올해는 작년 연말 조직개편에서 승격된 경영전략부문을 중심으로 신사업 발굴에 나선다. 경영전략부문은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 대표 출신인 홍범식 사장의 지휘 아래 로봇과 전장 등 다양한 투자 기회를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올 상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통해 조달되는 자금은 2차전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추가 투자에 투입될 전망이다.

김성미·이세진 기자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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