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강원도 최전방의 22사단 GOP(일반전초) 철책을 통한 월북 사건이 발생하면서 대북 감시망의 허점이 또다시 노출됐다. 이번 월북 사건은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병력을 철수시킨 GP(감시초소) 인근에서 발생했다. [연합]
[헤럴드경제]1년여 년 전 최전방 철책을 뛰어넘어 귀순한 30대 탈북민이 새해 첫날 북으로 되돌아갔다. 남한에 정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그가 재입북한 배경으로는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3일 경찰과 군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강원도 고성 22사단의 GOP 철책을 뛰어넘어 육로를 통해 월북한 사람은 1992년생인 탈북민 남성 A씨로 현재까지 파악되고 있다.
군이 입수한 CCTV 영상은 A씨의 얼굴이 육안으로도 식별될 정도로 선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A씨는 작년 12월 29일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20년 11월 초 22사단 철책을 넘어 귀순한 인물이다. 그는 서울 노원구에서 혼자 살며 청소용역원에 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남한 정착 후 경제적 상황은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기초생활급여와 기초주거급여로 매월 50만원 이상을 수급 중이었고, 자산은 1000만원 이상 있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군 관계자도 "어렵게 생활해 왔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황상 A씨가 귀순 후 정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1년여 만에 북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결심한 것 아니냐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 '경제적 어려움'은 탈북민 재입국의 가장 큰 이유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에 따르면 2012∼2020년 귀순 후 재입북한 사례는 총 30명으로 집계됐다. 이 의원은 일반 국민 대비 탈북민 실업률이 3.3%포인트 더 높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빠른 재입북에 A씨가 귀순 후 남한에서 이른바 '간첩 활동'을 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이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군은 부인했다. 군은 "관련 기관에서 세부적으로 확인하고 있지만, 일단 대공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현재까지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들 역시 청소용역원에 종사한 정황 등을 볼 때 '국가안보'와 관련한 정보에 접근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아 간첩일 확률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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