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에 달린 윤석열·이준석의 ‘브로맨스’…野모두가 ‘예의주시’
2022-01-11 09:2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0일 오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배은심 여사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이원율 기자]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갈등이 일단락된 국민의힘은 향후 2주간의 지지율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윤 후보가 결단한 ‘슬림화’로 요약되는 태세 변화, 이 대표가 반문(反文)대통합론의 대안으로 꺼낸 20·30대 중심 세대결합(포위)론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후보와 이 대표의 ‘브로맨스’는 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맞이해야 더욱 끈끈해질 수 있다. 입지가 바로 서게 될 이 대표를 중심으로 20·30대를 정조준한 ‘비단 주머니’도 보다 다채롭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지난 연말부터 하락세를 맞은 윤 후보의 지지율이 이번 조치에도 제자리 걸음 혹은 또 다시 내리막길을 걸을 때다. 2차례에 걸친 윤 후보와 이 대표의 화해로 겨우 잠재웠던 당의 내홍은 또 번질 수 있다. 그러는 동안 ‘제3지대 주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존재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11일 “캠프도, 메시지의 무게감도 가벼워진 윤 후보의 선거 대전략 변화는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모험’에 가까운 게 사실”이라고 했다.

초슬림 선대본부를 차린 후 20·30대를 정면에 둔 윤 후보가 지지율 상승세에 오른다면 그간 이를 주장했던 이 대표의 입김도 세질 수 있다. 이에 따라 20·30대 중심의 메시지와 정책도 더욱 강화될 여지가 크다. 당 관계자는 “특히 20·30대가 지지율 상승을 이끌었다면 윤 후보는 이 대표의 조언을 더욱 경청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와 가까운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의 ‘깜짝 합류’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이렇게 윤 후보와 이 대표의 브로맨스가 이어지면 물밑에서 벌어지는 3월 재·보궐선거를 둘러싼 당내 신경전의 수위도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의 ‘정적’으로 칭해지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이슈는 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좋은 분위기다. 이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토요일(8일) 하루 간 진행한 당내 조사에서 상당한 반등세가 있었다”며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상승세가)목격됐다”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의 사무실을 찾아 김 전 위원장을 면담한 뒤 나서고 있다. [연합]

윤 후보의 지지율은 답보 혹은 하락세를 맞을 수도 있다. 상승세가 뚜렷하더라도 금세 그쳐 ‘찻잔 속 태풍’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만큼 지금 대선판은 지각 변동이 격심하다. 당 안에선 벌써부터 “상상하고 싶지 않다”는 식의 우려가 나온다.

당장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관계가 다시 서먹해질 수 있다. 두 사람은 이미 2차례 당을 발칵 뒤집을 만큼의 갈등을 겪은 후 가까스로 봉합했다. 이런 두 사람이 또 서로에게 등을 돌린다면 사실상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에게 지는 것으로 지지율이 확인되면 후보 재신임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놓고 당내 자강파와 통합파의 충돌도 피할 수 없다. 3월 재보선 공천권에 대한 당 내홍 또한 불가피할 가능성이 크다.

선대본부는 ‘리스크 관리’를 통해 지지율 반등의 분위기를 촉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가 낸 ‘연습 문제’ 중 하나였던 ‘윤석열 배달 라이더’ 일정과 주말 부산·울산·경남(PK) 지역 방문 등도 계획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TV 토론도 윤 후보의 역량을 보여줄 수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 관계자는 “시험으로 치면 시험문제는 다 풀고 OMR(광학마크인식) 카드를 쓴 순간으로, 하나를 밀려쓰면 끝나는 것”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