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공·선제타격…尹의 ‘新 매카시즘’ 득일까 실일까
2022-01-12 10:26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할아버지공장 카페에서 '진심, 변화, 책임' 신년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멸공’(滅共) 릴레이 인증에 이어 북한 핵도발 선제타격론으로 연일 ‘우클릭’ 행보에 나서고 있다. 12일 정치권에서는 미·중 갈등이 지속되고 최근 북한이 잇따라 미사일을 발사하는 상황에서 이념적 이슈를 끌어내는 ‘윤석열식 신(新)매카시즘(반공주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후보는 전날(11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방지 계획을 묻는 외신기자의 질문에 “만약 마하 5 이상의 미사일이 발사되면, 거기에 핵이 탑재했다고 하면 수도권에 도달해 대량 살상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분 이내다. 요격이 불가능하다”며 “조짐이 보일 때 3축 체제의 제일 앞에 있는 킬체인(Kill-Chain)이라는 선제타격 밖에는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킬체인’은 북한의 고강도 도발이 예상될 때 먼저 탐지해 제거하는 작전으로, 문재인 정부는 이 용어가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며 ‘전략표적 타격’으로 순화했다. 윤 후보가 ‘킬체인’, ‘선제타격’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 보수층을 겨냥한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 게시글에 윤 후보가 멸치와 약콩 구입으로 힘을 실은 것의 연장선상이기도 하다.

‘멸공 챌린지’에 불을 지피고, 핵 억지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선제타격론을 거론한 것은 ‘윤석열식 매카시즘’으로 풀이된다. 매카시즘은 1950년대 미국에서 거셌던 ‘공산주의자 색출’ 운동에서 유래했다. 현 정부의 대중·대북 정책에 비판적인 2030 세대 내 보수층과 60대 이상에 소구력이 있는 안보 이슈를 부각해 지지를 확고하게 끌어내려는 선거 공학적인 행보라는 분석이다. 윤 후보는 지난해 12월에도 “한국 국민들 특히 청년들 대부분은 중국을 싫어한다. 중국 사람들, 중국 청년 대부분은 한국을 싫어한다”고 했다.

특히,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봉급 200만원 공약에 이은 강경 안보 발언이 2030세대가 얼마나 응답할지 주목된다. 안보 이슈는 과도하게 치우치면 자칫 역풍이 불 위험도 크다. 당장 여권에서는 “전쟁광도 아니고 이게 무슨 망언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국민이 많이 불안해하실 것 같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이슈 자체가 크게 지지율에 도움은 안 되지만 ‘내가 당신들과 생각이 다르지 않다’는 이미지를 심어 20·30대와 60대 이상에 어필하는 것”이라며 “일종의 3쿠션 전략으로 지지율 상승의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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