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했던 제보자 이 모 씨가 지난달 페이스북에 남긴 글. [이씨 페이스북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보했다가 숨진 채 발견된 이 모 씨가 생전 자신은 절대 극단적 선택을 할 생각이 없다고 쓴 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10일 페이스북에 “이 생은 비록 망했지만, 딸과 아들이 결혼하는 거 볼 때까지는 절대로 자살할 생각이 없다”는 글을 남겼다.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당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였다.
이후 같은 달 21일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숨진 채 발견되자 “○○도 XX도 자살 안 하게 조심해라” “보도 내용으로 판단할 때, 김문기는 자살을 추정할 아무런 징후나 합당한 동기를 찾기 힘들어 보인다. 경찰은 사체의 미세한 주사자국까지 제대로 부검해야할 것”이라고 썼다.
이씨는 지난 2018년 이 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 등 사건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모 변호사에게 수임료로 현금과 주식 등 20억원을 줬다며 관련 녹취록을 친문 성향 단체인 '깨어있는시민연대당'에 제보한 인물로, 단체는 이 녹취록을 근거로 이 후보 등을 지난해 10월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이씨는 지난 8일부터 연락이 닿지 않아 가족이 실종신고를 한 상태에서 11일 저녁 8시쯤 서울 양천구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했던 제보자 이 모 씨가 지난달 페이스북에 남긴 글. [이씨 페이스북 캡처]
이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줄곧 이 후보와 그의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왔다. 가족이 이씨 실종 신고를 하기 하루 전날인 지난 7일까지도 그는 이 후보 조카들의 범죄 이력과 그들을 이 후보가 변호했다는 내용의 카드뉴스를 공유했다.
한편 야권은 12일 이씨의 사망과 관련해 신속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왜 이렇게 안타까운 일이 자꾸 일어나는지 모르겠다”며 “이재명 후보가 이분에 대해서는 어떤 말씀을 하실지 기대도 안 한다. 지켜보고 분노하자”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도 “또 죽어 나갔다. 자살인지 자살 위장 타살인지 모를 이재명 후보 관련 사건의 주요 증인이 또 죽었다”며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조폭 연계 연쇄 죽음은 아닌지 이번에는 철저하게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당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진태 전 의원은 “이씨는 나하고도 몇 번 통화했는데 이분은 제보자라 자살할 이유가 없다”며 “이번엔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하지 말자. 사인 불명이고 타살 혐의가 짙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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