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송영길, 발언 취소 사과해야”… ‘文정부, 이재명 탄압’ 후폭풍
2022-01-12 15:48


송영길(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교육격차해소위원회 출범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송영길 민주당 당대표가 ‘문재인 정부가 이재명을 탄압했다’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발언 취소와 사과’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12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누구나 한 번은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 반복되는 실언은 실수가 아니다. 그동안 당의 단합을 위해 말을 아꼈지만, 이대로 가면 안 된다”며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탄압을 받았다니, 도대체 이런 왜곡이 어디있나? 윤석열 후보나 국민의힘이 정치적으로 공격하기 위해 한 말이라고 해도 어처구니가 없을 텐데 민주당 대표가 이런 말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10월에도 ‘이재명도 정권교체’라는 말로 씁쓸함을 안겼던 당대표가 이번에는 대놓고 정치 탄압을 운운하다니, 이건 당대표로서 갈 길이 아니다”며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후보를 분리시켜야 표가 된다는 잘못된 판단, 민주당을 친문·비문으로 가르는 분열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문재인 정부가 잘한 것도 있고 부족한 점도 있다. 그럼에도 많은 당원과 국민이 문재인 정부와 함께하고 있다. 우리는 그 당원과 국민의 신임 위에서 한 발 더 앞으로 나가야 한다”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서 뭘 해보겠다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말이 서로를 향한 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송영길 대표는 발언 취소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썼다.

송 대표는 전날 오후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민주당은 대표가 송영길로 바뀌었고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을 받던 사람 아니냐. 거의 기소돼서 (정치적으로) 죽을 뻔했다. 장관을 했느냐, 국회의원을 했느냐”라고 말했다. 송 대표의 이 발언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민주당 당대표가 송영길로 바뀔 만큼 민주당 역시 변화됐고, 민주당의 이재명 대선 후보 역시 당내 비주류였기에 안 후보와 이 후보가 단일화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으로 해석됐다.

문제는 이를 주장하는 과정에서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로부터 탄압을 받았다고 언급한 대목이다. 이 후보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TV토론회에 출연해 ‘친형을 강제 입원시키려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적 없다’고 답해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2심까지 유죄였던 이 조항은 그러나 대법원에서 뒤집혔고, 이 후보는 지사직 유지와 함께 피선거권도 확보해 20대 대선에 출마할 수 있었다. 송 대표가 ‘문재인 정부 탄압’을 언급한 것은 문재인 정부하의 검찰이 이 후보를 기소했다는 점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냈던 윤영찬 의원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에서 이재명 후보를 탄압했다는 송영길 대표님의 말씀 아연실색이다. 내부를 분열시키는 이 같은 발언이 선거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다. 저도 (문재인) 대통령을 모셨지만 대통령님은 특정 누구를 탄압하는 성정이 아니다. 사실과도 전혀 부합하지 않고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썼다.


[김종민 의원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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