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박병국·이원율 기자]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인 김건희 씨가 유튜브 서울의 소리 소속 기자와 통화에서 "조국(전 법무부 장관)의 적은 민주당"이라고 말한 것으로 16일 드러났다.

이날 MBC 스트레이트는 김 씨와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와의 이같은 통화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씨와 이씨는 지난 7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52차례 통화를 했다.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연합]

김 씨는 조국 수사와 관련 "그렇게 펼칠 게 아닌데 너무 조국 수사를 너무 많이 너무 많은 공격을 받았다"며 "그래서 검찰하고의 싸움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빨리 끝내야 되는데 계속 키워가지고 유튜브나 이런데서"라며 "사실 조국의 적은 더불어민주당"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윤 후보가 검찰)총장 끝나고 대통령 후보될 줄 뭘 꿈에나 상상했겠냐“며 "우린 빨리 나와서 그냥 빨리 편하게 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이 키워준 것"이라며 "보수가 키워줬겠냐. 보수는 자기네가 해먹고 싶었지"라고 말했다.

김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도 "박근혜를 탄핵시킨 것은 보수다. 진보가 아니라. 바보같은 것들이 진보와 문재인(대통령)이 탄핵시켰다고 하는데 (박 전 대통령이 탄핵시킨 것은) 보수”라고 말했다.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연합]

그런가 하면, 김 씨는 국민의힘 경선 과정 중 이 씨에게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에 대해 비판적 질문을 해보라는 말도 했다.

이 씨가 "홍준표 토크 콘서트가 있었다. 곤란한 질문도 몇 개 뽑아놨는데 아 이거 피해가네"라고 하자 김 씨는 "내일은 좀 잘 한 번 해봐, 우리 동생이. 내일 한 번 홍준표한테 날카로운 질문 좀 잘해봐"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튜브 방송에서 윤 후보 비판은)반응이 별로 안 좋다고 홍준표를 까는 게 더 슈퍼챗(실시간 후원금)이 많이 나올 거야"라고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 씨 [연합]

김씨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사건을 놓고 "나는 안희정(전 충남지사)가 불쌍하더만 솔직히. 나랑 우리 아저씨는 안희정 편"이라고 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 씨는 "다 돈을 안 챙겨줘 터지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보수는 챙겨주는 게 확실하다. 공짜로 부려먹거나 이런 일은 없다. 내가 봐선"이라며 "그래야 미투가 별로 안 터지잖아"라고 했다. 또 "돈은 없지, 바람은 피워야겠지, 그러니까 이해는 다 간다"라고도 했다.

이어 "미투도 문재인 정권에서 먼저 터뜨리면서 그것을 잡자고 했잖아. 그것을 뭐 하러 잡자고 하는가"라며 "사람이 살아가는 게 너무 삭막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안 전 지사는 수행비서로 일한 A 씨를 위력을 사용해 성폭행과 추행을 한 혐의로 기소됐고,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

김씨는 쥴리 의혹 관련해 강한 어조로 거듭 부인했다. 김 씨는 이 씨와의 통화에서 "나는 나이트클럽도 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며 "나는 영적인 사람이라 책 읽고, 도사들과 이야기하면서 '삶은 무엇인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또 쥴리 의혹을 실명으로 증언한 안해욱 전 대한초등학교태권도연맹 회장 등을 놓고는 "앞뒤가 안 맞는 게 많다. 왜냐하면 나는 쥴리를 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며 "그쪽에서 말하는 게 계속 오류가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씨는 그의 결혼 전 동거설을 놓고도 "내가 뭐가 아쉬워서 유부남과 동거를 하겠나. 우리 엄마가 돈도 많고 뭐가 아쉬워 자기 딸을 팔겠는가"라며 "손 끝 하나 못 건드리게 하는 딸인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했다.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연합]

김씨는 이 기자에게 "나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나 좀 도와달라"며 "언젠간 제 편 되리라 믿는다. 솔직히 우리 캠프로 데려왔으면 좋겠다, 내 마음 같아서는 진짜"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우리가 되면 명수씨는 좋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이재명이 된다고 동생 챙겨줄 것 같으냐"며 '누나한테 가면 나 얼마 주느냐'는 이씨의 말에 "의논해봐야 한다. 이씨가 하는 만큼 주겠다"며 "잘하면 1억원도 줄수 있다"고 했다.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연합]

앞서 김씨 측은 이 방송을 금지해달라며 13일 오전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14일 김 씨와 이 기자가 나눈 7시간 분량 통화녹음 파일 중 김씨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 김씨의 정치적 견해와 무관한 일상 대화 등을 제외한 부분은 방송을 허용했다.

민주당은 이번 현안에 대해 당장은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방송이 끝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방송에서 정확히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는지를 조금 더 명확하게 지적했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