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12월 '배달특급' 정식 출시 당시 이석훈(왼쪽부터) 경기도주식회사 대표이사, 이재명 경기도지사, 방송인 황광희가 '배달특급 론칭 토크행사'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했다. [경기도주식회사 제공]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경기도 ‘배달특급’, 신한은행 ‘땡겨요’ 커져도, 배달비는 안 내려간다?”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3강 구도가 견고한 배달앱시장에 도전자들이 등장했다. 신한은행 ‘땡겨요’,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이다. 이들은 3사 배달앱보다 낮은 1~2%의 중개 수수료율을 내세웠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배달비는 내려가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서울·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는 배달비로 1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관측됐다. 신한은행, 경기도 배달앱은 단지 업계 최저 중개수수료를 보장할 뿐 배달비와는 별도다. 근본적인 배달기사 부족, 단건배달 강행 상황에서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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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배달특급’은 이르면 다음달 서울시 성동구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배달특급’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출시한 공공배달앱으로, ‘이재명 배달앱’으로도 불린다. 지난 14일 성동구와 협약을 체결하고 성동구 내 배달 플랫폼 관련 유관기관 및 업체와 상호 협조하기로 했다.
배달특급이 경기도 30개 시군이 아닌 서울 지역에 진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성동구를 시작으로 서울 주요 지역에 서비스를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0년 공식 출범한 지 1년 만에 60만명이 넘는 월이용자 수(모바일인덱스 기준)을 끌어모았다. 그간 경쟁에 도태되며 사라진 여느 공공배달앱과 달리 첫 성공 사례로 불렸다. 이에 경기도를 넘어 서울 지역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신한은행 배달앱 '땡겨요' 광고 중 한 장면. [신한은행 광고 갈무리]
지자체뿐 아니라 금융업계도 발을 들였다. 지난 14일 신한은행이 출시한 ‘땡겨요’다. 서울 광진·관악·마포·강남·서초·송파구 등 6개 지역을 시작으로 차츰 서비스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지난달 베타 서비스 출시 10일 만에 7000여명의 이용자를 모은 바 있다.
‘땡겨요’와 ‘배달특급’의 출전에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등 3사는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국내 배달시장은 신규 가입자 확보에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한정된 이용자들을 두고 ‘치킨게임’을 벌이는 양상에서 경쟁사 출현이 반가울 리 없다.
그러나 배달앱 간 경쟁이 가열된다 해도 소비자가 체감하는 배달비는 요지부동일 전망이다. 양사가 내세운 낮은 중개수수료율은 배달비와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배달특급’은 1%, ‘땡겨요’는 2%의 중개수수료율을 적용한다. 이는 시중 배달앱의 평균 수수료율인 6~7%와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중개수수료란 배달앱에 해당 가게를 노출해 배달을 중개해주는 대가를 뜻하는 것으로, 배달비와는 별도다. 일례로 배달의민족은 중개 서비스로 ▷월 8만8000원 정액제 ‘울트라콜’ ▷건당 6.8%를 지불하는 ‘오픈리스트’를 운용 중이다.
즉, 가게 사장님들은 ‘배달특급’이나 ‘땡겨요’에 입점하더라도 자체적으로 일반 배달대행업체 등을 이용해야 한다. 바로고, 생각대로, 부릉 등이 해당된다.
서울 시내의 한 인도 위에 오토바이들이 세워져 있다. [연합]
문제는 일반대행 배달비도 현재 건당 5000원까지 치솟았다는 것이다. 쿠팡이츠, 배민원(1) 등 단건배달이 보편화되며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배달플랫폼으로 기사들이 이동했다. 이에 묶음배달인 일반배달대행업체들도 가격을 올리지 않고는 버틸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기본 배달료에 거리할증 등이 합쳐져 1만원 안팎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가게도 등장했다. 결국 중개수수료 인하로는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신규 배달기사 확보가 어렵고, 단건배달로 평균 배달비가 끝없이 치솟고 있다”며 “대행 플랫폼도 라이더를 확보하기 위해 단가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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