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8500명 파병 대비명령” vs 러 “4개 함대 일제 훈련”…强대强 충돌
2022-01-25 09:04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AP,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 문제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 간의 긴장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이 유럽 파병 대비 명령 등으로 직접 개입 방안을 내놓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동유럽 지역 군사력을 강화하는데 대해 러시아가 함대 실전훈련 등 무력시위로 즉각 대응하고 나서면서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필요시 촉박한 통보에도 유럽에 배치될 수 있도록 미군 8500명에 대비태세를 높이라는 명령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으로부터 내려졌다”며 “나토가 필요로 할 경우 해당 미군 병력 대부분이 나토 신속대응군에 참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유럽에 이미 주둔 중인 미군이 우크라니아 주변 지역으로 이동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날 지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수천명의 미군 병력을 군함·항공기와 함께 동유럽과 발트해 지역 나토 동맹국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뉴욕타임스(NYT)의 보도 하루 뒤에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정상회의 상임의장 등 유럽 지도자들과 80분간 화상으로 회의하며 동맹국 규합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통화 직후 취재진에 “매우 매우 매우 좋은 만남이었다”고 강조하며 “모든 유럽 지도자들과 완전한 의견일치를 봤다”고 언급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위기 사태와 관련해 미국은 모든 군사적 시나리오를 대비해 다듬고 있다”며 “동부 나토 국가들에 대한 지원 제공 옵션도 배제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나토도 동유럽에 주둔하는 나토군에 군함과 전투기를 추가로 보내 억지력과 방어태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나토는 지중해에서 미 항공모함까지 참가하는 군사 훈련도 다음달 4일까지 실시 중이다. 정례 군사훈련이지만 시기상 러시아를 겨냥한 무력시위의 성격을 띄게 될 전망이다.

러시아 서부군관부 공보실은 “20척의 발트함대 소속 군함과 지원함 등이 훈련을 위해 주둔 기지에서 출항해 훈련 해역으로 향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며 양국간 공조 문제를 논의했다. 이는 미국 턱밑에 위치한 중남미 국가와의 연대를 통해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미·영 등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비필수 직원과 외교관 가족들의 본국 철수를 결정한 것을 두고 “거짓 정보를 흘리며 정보전 히스테리를 보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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