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40%대 ‘상승세’, 安 10% ‘약보합’…단일화 가능성 낮아진다
2022-01-26 09:45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제23회 전국장애인지도자대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이원율·신혜원 기자] 제 20대 대통령선거를 40여일 앞두고 윤석열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간 야권 단일화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국민의힘에선 자강론이 힘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간 오르던 지지율이 10% 전후로 묶인 안 후보 쪽에서도 완주론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상태로라면 단일화 협상에 나선들 ‘백기투항’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윤 후보 측 내부에선 자강파의 입지가 넓어지고 있다. 원래는 통합파의 목소리도 컸다. 최근 윤 후보의 지지율이 40%대까지 오르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26일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4~25일 전국 유권자 1018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서 ±3.1%P) 윤 후보는 44.7%로 경쟁 상대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35.6%)를 오차범위 밖에서 따돌렸다. 안 후보는 9.8%를 기록했다. 윤 후보 측은 “윤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을 더하면 50%대로 승리 가능성이 월등히 높지만, 단일화 협상 중 ‘지분 다툼’ 등 진통을 따져보면 3자 대결이 더 나을 수 있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국민의힘 안에서는 이른바 ‘안철수 고사작전’도 거론되고 있다.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쓴 전략이다. 안 후보를 아예 상대조차 하지 않으면서 무게감을 빼는 방식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간일화’(간 보는 단일화)를 거론하며 앞장서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안 후보를 향해 “양비론과 정치적 언어로 일관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안 후보 측도 본인 중심의 단일화가 아니라면 논의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안 후보는 “(단일화)가능성은 0%”라고 못박기도 했다. 당내 완주론자들은 약보합세 지지율이 이어져도 완주를 해 비전을 보여주고 ‘철수 정치’의 오명도 씻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만약 안 후보가 압도적 정권교체를 위한 진심으로 단일화에 나선다고 해도, 현 구도로 보면 그런 절박감이 ‘투항’으로 왜곡될 수 있다”고 했다. 안 후보 측에서는 완주를 보고 뛰다보면 20%대 이상으로 지지율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는 말도 나온다. 이들은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갈등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재보궐선거 공천 등으로 재연될 공산이 클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윤 후보와 홍준표 의원과의 관계 등 국민의힘 내부 불안 요소가 정리되지 않은 점도 주목하고 있다. 안 후보 측은 “국민의힘은 다시 구태의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 국민의힘은 괜히 단일화를 말하다가 삐걱댈 수 있는 상황이며, 국민의당도 한자릿수 지지율이 이어지면 협상력이 사라질 것”이라고 단일화 무산론에 힘을 실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제23회 전국장애인지도자대회에 참석해 국민의례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양측의 자강·완주론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번 대선에서 아직 누구도 ‘대세론’ 형성을 못한 만큼, 결국 여야의 박빙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야권 표 분산은 위험한 도박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 중진 의원은 “야권이 표를 더 많이 얻고서도 질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막판에는 여야가 5%를 놓고 박빙 승부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며 “단일화 성사 가능성은 반반이다. (단일화 무산으로)속단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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