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거펠트 파리스’ 밍크 제품 이미지.[CJ온스타일 제공]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과거 럭셔리의 대명사로 통했으나 최근 가치소비 트렌드 등에 밀려 인기가 시들하던 모피 제품이 프리미엄 소비와 한파의 영향으로 올 겨울 다시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모피 의류 수입금액은 8806만4000달러로 2020년 6404만3000달러에서 38% 증가했다. 1억 달러를 돌파하던 과거와 비교하면 아직 낮은 수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모피 수요도 급감한 2020년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가치소비가 부각되면서 페이크퍼(fake fur·인조모피) 등이 인기를 끌고 있으나, 모피 제품은 여전히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있다. 모피는 호불호가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대개 적극적인 홍보나 마케팅을 자제하고 있지만, 꾸준한 수요가 있는 제품이라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아울러 지난해 이른 한파가 찾아오면서 모피 매출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프리미엄 제품에 힘을 주고 있는 홈쇼핑에서는 올 겨울 이례적으로 밍크 매출이 겨울철 1등 아우터인 구스 다운까지 제치고, 아우터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CJ온스타일이 운영하는 라이선스 브랜드 ‘칼라거펠트 파리스’의 올겨울 최고 인기 상품은 ‘코펜하겐 휘메일 밍크’ 제품이다. 지난 10월 이후 주문 금액 기준으로 100억원 이상이 판매되며 구스 매출을 제쳤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선보였던 최상급 밍크 라벨인 ‘블랙그라마’는 홈쇼핑 패션 상품 중 최고가에 속하는 379만원이라는 판매가격에도 불구, 첫 방송 10분만에 준비한 400여장이 완판됐다. 밍크 제품은 대표적인 백화점 구매 품목으로 통했으나, ‘블랙그라마’ ‘실버크로스’ 등 검증된 소재를 부각시킨 것이 주효했다.
‘칼라거펠트 파리스’ 밍크 제품 이미지.[CJ온스타일 제공]
CJ온스타일 관계자는 “고객들이 이제는 워낙 폭넓고 다양한 정보를 기반으로 원단이나 소재의 가격대 및 가치를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며 “홈쇼핑 패션 트렌드가 기존의 중장년층 타깃 가성비 제품 중심에서 검증된 소재 기반 합리적 소비를 하려는 고객들이 늘면서 이제 백화점과 경쟁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홈쇼핑이 ‘에르메네질도 제냐’, ‘고비’ 등과 같은 고급 캐시미어 원단 제품을 내세워 프리미엄을 강조하는 트렌드 속에 수백만원대 밍크 제품까지 소비자 선택을 받은 것이다.
아울러 고급 모피의 주 구매채널인 백화점에서도 한파와 함께 모피 매출이 회복세를 보였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23일까지 모피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26.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여성패션은 29.1%, 남성패션은 31.4%로 전반적인 의류 판매가 늘어나는 분위기와 2020년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높은 기저효과가 반영되면서 모피 신장률이 높게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모피 매출이 22.2%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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