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의 매출이 약 280조원을 기록, 삼성그룹 전체 매출이 400조원에 육박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작년 매출이 118조원으로 집계, 현대차 그룹의 총 매출이 200조원을 상회했을 전망이다. 삼성, 현대차에 이어 재계 서열 3·4위를 차지하고 있는 SK와 LG 중 누가 먼저 200조원 고지에 도달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양사가 미래 사업 중 하나로 공격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배터리 부문의 성장 속도가 관건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집단포털에 따르면 2020년 현재 삼성그룹의 전체 매출은 334조원으로 국내서 유일하게 300조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1910조원이다. 국가경제 규모 대비해 삼성전자 매출 비율이 15%에 달한다.
연간 매출이 40조원 수준이었던 2002년만 해도 GDP 대비 매출 비중은 5.1%였다. 이후 삼성전자 매출이 국가경제 성장 속도를 크게 앞지르면서 2008년(10.5%) 처음으로 10%선을 넘었고, 매출이 200조원을 훌쩍 넘긴 2013년에는 15%까지 돌파했다. 그러다 매출이 뒷걸음질친 2014년부터 이 비중은 감소로 돌아섰고 2016년에는 11.6%까지 떨어졌다.
2017년 이후 2019년까지 두해 연속 감소하던 이 비율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들어 3년 만에 반등했고 작년까지 두 해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올 매출이 처음으로 300조원을 넘어설지 주목된다. 지난해 삼성전자 매출은 국가 예산규모(558조원)의 절반 수준이기도 하다.
현대차 그룹은 삼성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182조원인데 지난해 200조원을 넘었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발표된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그룹 3형제의 매출만 따져도 220조원을 넘는다. SK그룹과 LG그룹의 전체 매출은 2020년 현재 각각 140조원, 123조원 수준인데 지난해 각 그룹의 핵심 사업들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200조원에 근접했을 거란 전망이다. SK는 작년 매출이 약 43조원을 기록, 전년대비 35% 가량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 47조원의 매출을 기록, 1년새 36% 신장됐다. LG전자의 경우 2021년 매출이 약 75조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29%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점유율 2위인 LG의 배터리 부문(LG에너지솔루션)의 비약이 그룹 전체 매출을 견인, SK그룹을 따라잡는데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해 18조원 가량의 매출이 예상되는 LG엔솔은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20조원, 25조원 안팎의 매출이 예상된다. 그러나 SK의 배터리 부문(SK온) 역시 지난해 3조원 수준의 매출에서 올해 두배 이상의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엄존한다.
한편, 자본시장에서는 LG그룹과 SK그룹의 평가가 역전된 상태다. 지난달 증시 입성한 LG엔솔의 시가총액은 즉시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시가총액 2위에 랭크됐다. 이를 토대로 그룹 전체 시총(약 237조원) 역시 SK(약 179조원)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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