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석 “내로남불 文정부…與野, 네거티브 말곤 내놓을 것 없어” [인터뷰]
2022-01-29 18:01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선대위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최은지·신혜원 기자] “저는 (지금은) 우리나라를 다시 살려내야 하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안철수 후보님에게 ‘왜 정치를 하시냐’고 여쭤보니 ‘나라를 살려야한다’고 그러시더라고요. 같은 꿈을 꾸는 일은 아름다운 일이잖아요.”

도가(道家) 철학자에서 정치인이라는 새로운 길을 걷게 된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진행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사명감과 꿈이 같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는 안 후보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고 함께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며 선대위 참여 계기를 밝혔다.

그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공감대를 이룬 꿈은 ‘선도국가로의 도약’이다. 최 위원장은 “선도국가를 이루려면 과학기술 패권국가를 지향해야 한다”며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가 풍부한 사람이 이를 이끌 수 있는데 그럴 사람은 안 후보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인 최 위원장은 안 후보가 삼고초려해 영입한 인물이다. 지난 18일 오후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전남 함평의 최 위원장 자택을 찾은 안 후보는 같은 날 깜짝 인선을 발표했다. 당시 안 후보는 최 위원장에 대해 “캠프의 사상적 중심이 되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최 위원장이 선대위 합류 9일차를 맞은 지금, 대선판에서 안 후보가 맞닥뜨린 현실은 녹록지 않다. 17% 최고치를 찍었던 지지율은 10% 초반대 박스권에 머물러 있고 일부 여론조사에선 한 자릿수도 나오는 상황이다.

최 위원장은 이에 대해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으니 당연히 받아들여야 된다”면서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만 봐도 지지율이 요동친다. 지지율이라는 것 자체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유권자들이 네거티브와 같은 자극에 함몰되어서 합리적 선택이 잠시 주춤하더라도 결국은 자신의 이익과 국가의 이익을 고려해 투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결국 국가 비전을 분명히 제시하고, 도덕적이며 정책에 대한 인식이 깊은 안 후보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정책 경쟁보다 네거티브전에 치중된 대선 국면에 대해선 “여야가 네거티브 말고는 내놓을 것이 없으니 네거티브를 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 후보는 네거티브에 재능이 없다는 말도 보탰다.

최 위원장은 네거티브를 하는 정치인과 별개로 이를 대하는 유권자들의 모습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네거티브를 할 때는 문제를 삼지 않고, 지지하는 후보가 할 때만 문제라고 하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며 “한 단계 더 나은 정치환경, 더 나은 나라를 꿈꾼다면 논리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선대위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다음은 최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과학 분야에 대한 안 후보의 전문성 외에 다른 후보들과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과학기술 패권국가를 이루려면 정책 집행능력이 있어야 한다. 정책 집행능력이 있으려면 지도자는 반드시 도덕적이어야 된다. 현대경영학에서 상식적인 것 중 하나가 더 윤리적인 기업이 더 성장하고 지속가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안 후보의 과학기술 패권국가를 이룰 수 있는 정책 집행능력, 이것이 도덕성을 기반으로 받쳐주고 있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네거티브 중단 선언을 했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네거티브를 할 실력 밖에 없는 사람이 네거티브를 안 하겠다고 해서 안 하게 되지 않는다. 네거티브를 안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것밖에 할 게 없다면 하는 수밖에 없게 된다.

-윤 후보가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과 무속 논란 등에도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보는가.

▶유권자들이 네거티브를 싫어하면서도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면 상관이 없는 현상이 반영된 결과다. 지지하지 않는 후보면 포지티브해도 부정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 회동을 한 것이 윤 후보를 의식한 행보가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냥 인사드리러 갔고 제가 정치적 맥락을 살펴서 역할을 스스로 해내는 그 정도 역량은 아직 안 된다.

-홍 의원, 김 전 위원장과의 인연은. 회동에서 윤 후보 얘기도 나왔나.

▶홍 의원이랑은 인연이 없고 회동한 날이 첫 만남이었다. 김 전 위원장은 제가 학부생일 때 교수님이셨지만 과가 달라서 아는 사이는 아니었다. 홍 의원은 굉장히 부드럽고 개구쟁이같으면서도 천진난만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김 전 위원장은 역시 깊은 내공이 느껴지는 분이었다. 윤 후보 얘기는 안 하고 주로 덕담만 나눴다. 홍 의원은 저한테 ‘안 후보를 잘 도와줘라, 안 후보님이 야무지고 좋은 사람’이라고 하시고 김 전 위원장도 ‘열심히 하시라, 안 후보가 좋은 분이다’라고 말씀해주셨다. 어떤 주제를 가지고 안 후보님을 평가해달라, 이런 것이 아니라 인사하고 덕담하는 자리였다.

-다른 야권 인사들도 만날 계획이 있나.

▶저는 좀 많이 만나야 된다. 인사도 드리고 정치 초년생이니까 경험 많은 분들을 많이 만나야 될 입장 아니겠나.

-양자 TV토론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됐지만 국민의힘은 양자토론을 재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보고 있나.

▶안 후보를 배제하고 윤 후보와 이 후보 둘만 하려고 하는 건 기득권의 적대적 공생시스템을 더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이건 한국 정치 발전에 매우 부정적이다. 대선은 일단 국민들의 선택권을 넓혀주고 논의를 되도록이면 다채롭게 끌고 가야된다. 되도록이면 많은 토론자가 참여하는 것이 국가 이익에 보탬이 된다.

-안 후보의 토론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나. 지난 대선 때 화제되는 발언을 많이 했다.

▶토론이나 공부 이런 건 안 후보가 저보다 훨씬 더 선수다. 그동안에 준비도 많이 하고 여러 우여곡절도 겪으셔서 이번엔 다르실 거다. 제가 안 후보와 대화를 하며 알게 된 것 중 가장 놀라운 건 준비가 참 잘 돼 있다는 것이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저와 토론할 때 막힘이 없었다.

-앞으로 안 후보의 지지율이 반등할 수 있는 모멘텀은.

▶토론이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다. 우리가 걸어야 하는 길을 진실하게 걸으면서 국민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것, 선택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 선택을 강요하거나, 서두르게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안 후보가 갖춘 정책이나 비전이 국민들에게 잘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인을 무엇이라 보는가.

▶원인은 당과 후보자에게 있지 않겠나. 당은 전달해야 될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적절히 사용하지 못했을 것이고 후보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좋은 콘텐츠를 전달하는 데 부족했을 수 있다. 제가 안 후보에게 안타까운 점은 좋은 콘텐츠를 전달하시는 것은 아주 잘 하시는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과학자로서 원인과 결과, 기승전결이 맞지 않으면 말씀하는 걸 좋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리고 말이 길어지고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 같다. 제 희망은 안 후보가 좀 더 간결하게 결론부터 말씀하신달지 그러면 좋지않을까 싶다. 안 후보가 착실한 학자들이 가져야만 하는 덕목을 너무 깊이 훈련하신 것 같다.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생각없는 유권자’라는 표현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유권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표현이기도 했는데.

▶유권자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로서의 책임성, 시민으로서의 주인 자리를 정치인들로부터 되찾아오자는 취지였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주인은 시민이다. 유권자 당신의 이익을 위해 정치행위를 해라, 당신이 지지하는 후보자의 이익을 위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생각을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집행하는 사람을 백성이라고 한다. 그때 생각은 왕만 한다. 그런데 민주주의 사회에 들어와서는 생각하는 능력을 왕 혼자 갖지 못하게 하고 우리가 나눠서 가지자는 것이다. 시민들은 과거 정치 구조에서 얘기하자면 다 작은 왕들이다. 작은 왕들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을 하는, 나의 이익을 위해 사는 사람이라는 것이 대전제다.

-안 후보가 당선이 되어도 3석으로 국정운영을 할 수 있겠냐는 우려도 많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나라의 근 20년 동안의 대통령들의 실패에는 공통점이 있다. 정치인으로서 권력을 잡은 뒤에는 국가경영자로 변신해야하지만 이것에 실패한다. 당선이 되면 정치인으로서 권력을 잡을 때 함께 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자리 나누기, 권력 나누기를 해야 되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국민통합 내각을 주장한다. 지금 ‘당이 작다, 사람이 없다, 인재풀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지만 인재풀은 대한민국에 충분하다. 당이 작은 것이 오히려 과거 대통령들이 범했던 과오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 매우 좋은 조건이다. 안 후보는 대통령이 된 후 자리 나누기, 권력 나누기를 할 사람이 거의 없다. 그러니까 인재를 매개로 한 국가통합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단점이 아닌 장점이다.

-현 정부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말의 질서를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거짓말을 많이 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고 자기가 하겠다고 먼저 말한 ‘인사 5대원칙’을 지키지 않았다. 그 뒤로도 이런 일이 반복됐다. 모든 일들을 하나로 표현할 수 있는 게 내로남불이다.

-최근에 안 후보에게 조언을 해준 점이 있나.

▶하나 드린 것은 있는데, 너무 기승전결에 집착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렸다.

-대선까지 남은 기간 동안 상임선대위원장으로서 어떤 역할에 집중할 계획인가.

▶가장 중점을 두고 싶은 건 안 후보의 메시지를 제가 더 많이 전달해서 유권자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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