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개 ‘소확행’, 25개 ‘심쿵’…李-尹, 미니공약 물량공세 ‘가속’
2022-01-30 11:3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헤럴드DB]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여야 대선후보 간 공약 대결도 달아올랐다. 부동산, 외교안보, 정치쇄신 등 국정 운영 비전을 담은 굵직굵직한 공약도 있지만, 유권자가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미니공약’ 대결도 불꽃 튄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시리즈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심쿵약속’과 ‘59초 쇼츠’ 시리즈를 쏟아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미시적인 공약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거대 담론에만 얽매이지 않고 민생 현안을 꼼꼼하게 챙기겠다는 의지라는 평가도 있다.

설 연휴 둘째 날인 30일 기준으로 이 후보가 내놓은 ‘소확행’은 57개, 윤 후보의 ‘심쿵약속’과 ‘쇼츠’ 공약은 각각 25개, 18개에 달한다. 심지어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연휴기간 중에도 ‘소확행’과 ‘심쿵공약’을 내놓으며 정책대결을 이어가는 상태다.

이 후보는 이날 57번째 ‘소확행’ 공약으로 ‘스포츠 포인트제 시행’ 공약을 발표했다. 운동에 참여한 시간을 스포츠 포인트 또는 마일리지로 환산해 지역 화폐나 상품권 등으로 되돌려줌으로써 국민의 운동 참여를 장려하고 건강 복지를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운동량을 측정하기 위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도 저렴하게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 역시 이날 25번째 ‘심쿵약속’으로 ‘도서관 보호자 동의절차 개선’을 제시했다. 만 14세 미만 아이들의 보호자(법정대리인)가 보호자 인증을 위해 도서관을 방문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아이들이 책을 빌릴 수 있도록 ▷학교 및 지역사회 기관 협력을 통한 신분보증 제도 도입 ▷비대면 보호자인증 시스템 도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두 후보는 연휴 첫 날인 29일에도 ‘소확행’과 ‘심쿵약속’을 각각 내놨다. 이 후보는 56번째 ‘소확행’ 공약으로 ‘전국 대중교통 5G 공공와이파이 도입’을, 윤 후보는 24번째 ‘심쿵약속’으로 중증질환 및 희귀암 등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공약했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28일 이재명 대선 후보의 새해 메시지를 담은 대체불가토큰(NFT)을 발행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재명 후보의 NFT.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미니공약’ 물량공세를 먼저 시작한 것은 이 후보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소확행’ 1호 공약으로 ‘가상화폐 과세 1년 유예’를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오토바이 소음 근절(2호), 초등학교 3시 동시 하교제(10호), 온라인 플랫폼 수수료 공개(14호), 딥페이크 인권침해 강력 처벌(21호), 시세조종·주가조작 근절(27호), 공공산후조리원 전국 확대(35호) 등의 공약을 내놨다.

이 후보는 특히, 탈모 치료 건강보험 지원 공약(46호)이 큰 화제를 모으며 쏠쏠한 재미를 보기도 했다. 이후에도 병사 통신요금 반값(48호), 치과 임플란트 건강보험 확대(49호), KTX-SRT 통합(53호) 등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2일부터 ‘심쿵약속’ 시리즈를 시작한 윤 후보는 주말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1개씩 ‘심쿵약속’을 내놓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택시 보호칸막이 설치 지원(1호)을 시작으로, 음주운전 근절에 주(酒)세 활용(2호), 온라인게임 본인인증 절차 개선(4호), 응급환자용 닥터헬기 확충(6호), 군 격오지 장병 이동형 원격진료 확대(11호), 대형마트 종이박스 자율포장대 복원·개선(13호) 등이다.

여기에 싱크홀 방지예산 대폭 확대(19호), 재활로봇 보행치료 활성화 지원 확대(21호), 흡연자들에게 최소한의 흡연공간을 확충하는 금연구역-흡연구역 기준 마련(23호) 등도 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가 29일 공개한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설 명절 인사 사진.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윤 후보는 또, 지난 8일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원희룡 정책본부장이 함께 출연하는 ‘59초 쇼츠’ 공약 영상도 18편까지 발표했다. 선거대책본부 내 2030세대의 아이디어를 적극 반영한 ‘59초 쇼츠’는 지금까지 전기차 충전요금 동결(1편), ‘만 나이’로 법적·사회적 기준 통일(10편), ‘가다실9가’ 접종(인유두종 바이러스 예방접종) 보험 적용(13편), 반려묘 등록 의무화(16편) 등을 선보였다.

정치권에서는 ‘소확행’, ‘심쿵약속’ 등이 정책 효용성에 민감한 중도층과 2030 청년세대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거대 공약의 경우 특정 이념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나 생활밀착형 ‘미니공약’은 진영 논리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포퓰리즘 공약 남발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민생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인 만큼, 유권자들도 민생 공약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미래비전을 보여줄 거대 공약과 함께 민생 공약 발표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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