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노무현 “대통령은 李” 선언? ‘전부 가짜’ 민주당 유튜브 영상 뭇매
2022-02-06 11:41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Daily Minjoo']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국민 여러분 믿습니다. 믿고요. 두 번 생각해도 이재명입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이재명입니다. 감사합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선언 형식을 표방한 한 유튜브 영상 속 발언이지만, 내용부터 목소리까지 실체는 모두 가짜다. 더불어민주당이 노 전대통령이 이재명 대선후보 지지 선언을 하는 가짜 컨셉 영상을 공식 채널에 올렸다가 역풍을 맞아 삭제했다.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에는 5일 ‘두 번 생각해도 이재명입니다 #노무현의편지’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은 노 전 대통령이 직접 불렀던 '상록수'로 시작한다. 이어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입니다. 참 오랜만에 뵙죠"라며 노 전 대통령의 목소리가 나온다.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Daily Minjoo']

가상의 노 전 대통령은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 20대 대통령 선거,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라며 “저 노무현은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며 가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나 오직 국민만을 생각하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기득권과 싸워 이겨내는 정의로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 아내 권양숙 여사님도 저와 닮은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다고 합니다. 정말 잘 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라며 “우리 민족의 후예 이재명 동지와 함께 서로 화합하고 협력해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켜주시고 노무현이 꿈꾸는 사람 사는 세상, 가장 살기 좋은 나라 만들어 주십시오”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해 10월 22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앉아 너럭바위를 만지고 있다. [연합]

이 영상은 6일 오전 민주당 유튜브 채널에서 삭제된 상태다. 가짜 음성과 가짜 지지선언에 황당하다는 반응이 이어지면서다. 민주당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이 후보 지지자가 만들어서 보내온 것으로, 당에서 직접 제작한 것은 아니다.

이를 두고 한상현 국민의힘 청년보좌역은 페이스북을 통해 "고인의 목소리를 합성해 선거 캠페인에 쓴다니,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발상인가"라며 "민주당은 엽기적인 강령술 정치를 멈추시라. 그저 경악스럽다"고 비판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청년보좌역 역시 "민주당 선거 포기했나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를 두고 한상현 국민의힘 청년보좌역은 페이스북을 통해 "고인의 목소리를 합성해 선거 캠페인에 쓴다니,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발상인가"라며 "민주당은 엽기적인 강령술 정치를 멈추시라. 그저 경악스럽다"고 비판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청년보좌역 역시 "민주당 선거 포기했나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제주 해군기지가 있는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방문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리고 국민 통합을 강조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여야 대선 후보들의 노 전 대통령 사랑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5일 제주를 방문해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목이 메는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윤 후보는 제주 해군기지가 있는 강정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진보 진영의 반대를 무릅쓰고 해군기지를 건설한 데 대해 "고뇌와 결단을 가슴에 새긴다"고 언급했다.

윤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오랜 팬으로 알려졌다. 앞서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노 전 대통령 추모곡으로 쓰이는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불렀다. 최근 공개된 부인 김건희 씨의 통화 녹취록에서는 "(남편이) 노무현 영화 보고 혼자 2시간 동안 울었다"는 발언도 공개됐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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