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세계 500대 기업 중 우리나라 기업은 15개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00대 기업에 신규 진입한 국내 기업도 없었다. 동시에 작년 세계 기업의 성과를 올림픽 메달로 치환할 경우 우리나라는 삼성전자만 은메달을 따 9위에 그친다는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맞아 미국 경제 전문지 ‘포천(Fortune)’이 글로벌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정리한 2021년 업종 분류와 매출액을 올림픽 출전 종목과 메달로 치환해 주요국과 한국 기업의 경쟁력 수준을 분석한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총 20개 종목에 31개국이 출전한 가운데 종합 1위는 금메달 8개와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를 획득한 미국이 차지했다. 이어 중국이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5개로 2위를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이 전체 메달 57개 가운데 70.2%인 40개를 차지해 ‘기업올림픽’에서도 G2(주요 2개국) 체제가 공고함을 보여줬다고 전경련은 평가했다. 한국은 기술 종목에서 삼성전자가 은메달 1개를 받아 9위에 그쳤다.
글로벌 500 기업올림픽에 이름을 올린 대표 선수(기업)의 숫자는 중국이 135개로 1위를 차지했고, 미국이 122개로 그 뒤를 이었다. 일본은 전년과 동일한 53개 기업이 대표선수로 출전했고, 이어 독일(27개)·프랑스(26개)·영국(22개) 등의 순이었다. 한국은 2020년보다 1개 늘어난 15개의 기업이 출전했다.
대표 선수들의 매출액 합계를 국가별로 비교해 보면 미국이 9조6501억달러로 1위에 올랐고, 중국이 8조9246억달러로 2위였다. 다만 미국은 전년 대비 1.6% 역성장했지만, 중국은 7.6% 성장해 대조를 보였다. 일본은 2조9431억달러로 3위를 기록했고, 한국은 8044억달러로 7위에 랭크됐다.
한국은 지난해 글로벌 500 기업올림픽에서 전년 대비 순위 상승 기업이 9개(삼성전자·현대자동차·LG전자·기아자동차·한국전력·한화·KB금융·삼성생명·삼성물산), 하락 기업이 4개(SK㈜·포스코·현대모비스·CJ)였다. 재진입 기업과 제외된 기업은 각각 2개(SK하이닉스·LG화학), 1개(GS칼텍스)였다. 500대 기업에 새로 이름을 올린 기업은 나오지 않았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비대면 경제 확대, 기후변화 대응(탄소중립), 자산시장 팽창 등의 영향으로 첨단기술(반도체), 배터리, 금융 관련 기업들은 순위가 상승하거나 재진입한 반면, 경기에 민감한 철강, 에너지, 내수 관련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글로벌 500 기업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출전한 기업은 27개였는데 미국에서는 테슬라(392위)와 넷플릭스(484위)를 포함해 8개 기업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창업 생태계와 대기업의 투자 자금을 더욱 원활히 연결할 수 있도록 CVC(기업형 벤처캐피털)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차등의결권을 도입하는 등 기업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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