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세계의 적 됐다” ‘중국판 조은산’ 시진핑 향한 4만자 촌철살인
2022-02-10 15:13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성급한 민족주의로 시진핑과 세계의 갈등은 '감정싸움' 양상이 됐다. 홍색 전제 정치의 부활이 이처럼 가까이 다가온 적이 여태껏 없었다"(중국의 필명 작가 '방주와 중국').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장기 집권을 확정 짓는 제20차 당대회목전에 시 주석을 정조준한 장문의 비판글이 중국 안팎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10일 연합보(聯合報)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중국의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앞둔 지난달 19일 중국 외부의 여러 중문 사이트에 시진핑 주석을 비판하는 4만자 분량의 글이 게재됐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연합]

‘방주와 중국’이라는 필명의 작가는 해당 글을 통해 시 주석이 중국을 '세계의 적'으로 만들었다고 꼬집는다. 그는 특히 "시진핑은 민중들에게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려 했지만 국제사회에서 적개심만 불러일으켰다"고 개탄했다. 성급하고 공격적인 민족주의를 통치 수단으로 삼은 시 주석의 결정이 미국과의 신냉전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당 글은 먼저 당국의 검열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대만과 해외 화교 사회를 중심으로 확산된 뒤, 검열망을 뚫고 중국 본토에도 일부 유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뿐 아니라 내부 통치 역시 시 주석 집권기 이후 전제 정치로 무너졌다고도 꼬집었다. 필자는 시진핑 주석의 정적이던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시 전 당서기가 '마이크를 든 홍색 나팔수'였다면 시 주석은 '회초리'를 들고 나타난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는 보시라이가 충칭 당 서기 재직 시절 '혁명 가요 부르기' 캠페인을 전개하며 '홍색 문화'를 활용했듯, 시 주석은 그보다 더한 강압으로 중국을 '홍색 전제주의' 체제로 몰락시켰다는 지적이다.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한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 [연합]

경제 정책을 향한 비판도 빠지지 않았다. '신 국유기업'이 '절대적 홍색 독점'을 창출하면서 대중이 바라는 가치와 이상, 출세 등이 영원히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시 주석의 정치적 생명이 운을 다 할 것이라는 '예언'도 빼놓지 않았다. 필자는 또 올해 2022년은 시 주석에겐 정치적 최대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 그가 올가을에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지지 기반이 와해 돼 2027년 이전 '전면적인 실패'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두고 대만 중앙통신사는 이 글이 시 주석의 '당 핵심' 지위를 대대적으로 강조하는 흐름에 반대하는 당내 '반(反) 시진핑' 세력의 목소리가 반영됐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19기 6중 전회에서 당내의 심각한 의견 차이를 드러낸 '반(反) 시진핑' 세력이 중량급 폭탄을 던진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kacew@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