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연금개혁, 기본소득 결부 필요…기초·국민통합 방법도”
2022-02-11 11:39


11일 오전 서울 소공로 더 플라자 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미래리더스포럼 2월 초청강연에서 ‘2022년 대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듣는다’의 주제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강연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연금개혁 문제를 놓고 “기본소득 관점과 결부해 개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어느 시점에선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하는 식의 방법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여야 대선 후보 4명은 최근 TV 토론회 중 큰 틀에서 연금개혁 필요성에 합의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그 이후 연금개혁의 구체적인 구상안에 대해선 말을 아껴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미래리더스포럼(헤럴드경제·법무법인 대륙아주 공동 주최)에 초청 연사로 나서 ‘국민의힘은 연금개혁 건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가’란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이른바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개혁을 하는 데 대해선 “공무원 등 여러 구조에서 동의를 얻기에 한계선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부양 대상자와 부양자의 비율이 맞지 않는 시점에선 재정 투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이어 “다른 나라도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를 고민했고, 어느 시점에선 결국 조세투입과 함께 어느 정도는 적립금 구조를 탈피하는 그런 방식을 보이기도 했다”며 “우리도 지금껏 갖고 있는 기본소득에 관한 관점 등 이런 것과 결부돼 개혁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연금개혁 추진과 함께 기초 노령연금을 도입했다”며 “어느 시점에서 국민연금 혜택을 받는 이가 늘어나면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하는 식의 방법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1야당 사령탑으로 26일을 앞둔 대선판 한가운데에서 뛰고 있는 이 대표는 선거 분위기를 놓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으로)선거 캠페인의 핵심이 다 무너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그간에는 조직·직능 등의 의미가 강했다. 조직을 꾸리고, 직능별로 사람들을 불러 지지 선언을 이끄는 게 핵심이었다”며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조직·직능 본부가 활동을 할 수 없는 환경이 됐다”고 했다.

그는 “그 빈자리에 휘발성이 높은 공약들이 자리하고 있다”며 “가령 우리의 여성가족부 관련 공약으로 20·30세대가 대규모로 움직였다. 우리가 내부적으로 볼 때는 200만표의 변동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남시 2배 인구가 갑자기 생각을 바꾸는 일은 오프라인 유세로는 말이 안 되는 일”이라며 “앞으로 그런 공약들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경제·법조인들이 볼 때는 이런 선거가 다 있는가란 말이 나올 만큼 큰 규모의 공약이 없다”며 “실제로 지금은 선거가 홈런을 치는 야구가 아니게 됐다. 출루할 수 있고, 점수를 낼 수 있는 게 무엇인가라는 쪽으로 정치가 진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수 불모지로 칭해지는 호남 지역에 대한 공략 방식을 놓고도 이 대표는 ‘정치 환경의 변화’에 초점을 둬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선 후보에 대한 호남 지지율이 오른다고 보고 최근 목표 지지율을 기존 20%에서 25%로 5%포인트 상향한 상태다.

그는 “우리는 광주에 가면 5·18 묘지에 가는 게 정치의 전부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광주 20대를 만나 광주 현안을 물어봤다. 거대담론이 나올 줄 알았는데, 이들은 광주의 일부 50대 이상 기성세대와 기성 정치인이 표를 의식해 스타필드(복합 쇼핑몰) 입점을 막은 일에 분노했다”며 “(이에 따라)우리도 공약을 세밀히 판단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또 “호남 20·30대와 TK(대구·경북) 20·30대와 교류하고 느낀 점은 광주 20대는 광주 50대와 생각이 결코 비슷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광주 20대와 생각이 비슷한 사람은 대구 20대였다. 이들은 지방 일자리가 왜 수도권 일자리보다 부족한지, 왜 우리 동네에는 산업체가 들어오는 게 없는지 등 똑같은 부담을 갖고 있었다”고 부연했다.

이날 이 대표는 윤 후보에 대해선 특히 기존 정치인 출신이 아니라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를 “여의도에 빚을 진 게 없다”고 표현했다.

그는 “첫 선거인 만큼, (기존 정치 문법에 맞춰)‘꼭 해야 한다’는 데 대한 강박이 적다”며 “정치권 원로들이 하는 말에만 집중해 의사 판단을 하지 않는다. 생각이 유연한 점은 굉장한 강점”이라고 했다. 이어 “만약 윤 후보가 당선된다면, 그가 여의도와 어떤 관계를 설정할지를 경제·법조계 등이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정당 정치에 대한 관심, 여야 협치에 대한 관점부터 첫 내각을 짤 때 인사 기용 등 윤 후보는 (그간의 문법과는)상당히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불어민주당을 놓곤 몇몇 민주당 인사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MB) 등 옛 인물들을 희화화하는 데 대해 “한철이다. 지금 20대는 MB를 모른다”며 “국민의힘은 MB는 모르지만 윤 후보가 ‘정의로운 검사’라는 기억을 갖는 지지층과 함께 선거를 치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변화에)좀 더 일찍 준비하고 있고, 이번 대선에서 그런 지점들이 반영되지 않을까 한다”며 “앞으로도 이런 현안들을 잘 살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원율 기자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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