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정 추기경 “보복이 이기는 것 아니야”…윤석열 “보복은 표적 두고 하는 것”
2022-02-11 20:38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가톨릭대 강성삼관에서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염수정 추기경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만난 자리에서 “보복이 이기는 것이 아니다”라며 덕담을 전했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적폐를 수사하겠다’고 공언했던 윤 후보에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윤 후보는 거듭된 우려에도 “보복은 표적은 두고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염 추기경은 11일 오전 가톨릭대 성신교정 강성삼관에서 윤 후보를 만나 30여 분간 환담했다. 공개 발언에서 염 추기경은 “우리가 세상을 살고자 할 때 마음이 편하고 온유하고 한 가족으로 사는 이런 사회가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염 추기경의 통합 메시지에 윤 후보는 “추기경께서 ‘정치는 이기고 지는 게 아니라 사람을 편하게 하는 예술’이라고 했는데, 현실에서는 그런 게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은 한 과정”이라고 답했다. 윤 후보의 부정적 답변에 염 추기경은 “내가 드리고 싶은 말은 이 세상을, 땅을 차지하고 사는 사람들은 온유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거듭 당부했다. “우리 정치가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가 되길 기도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뒤이어 진행된 비공개 환담에서는 더 분명한 메시지가 나왔다. 염 추기경은 윤 후보를 향해 “용서하는 게 어려우실 텐데, 잘하실 수 있을 것”이라며 “보복으로 시작하면 보복으로 끝난다. 보복이 이기는 것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앞서 윤 후보가 문 정부를 향해 수사하겠다고 언급한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직접 ‘보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우려를 나타낸 셈이다. 염 추기경은 “부부 사이에도 그날 하루가 편안하게 종결이 안 되면, 그 다음 날 냉전이 시작되는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다시 당부하기도 했다.

염 추기경의 당부에 윤 후보는 “보복이라는 것은 표적을 두고 하는 것”이라며 “정의라고 하는 것은 국민 전체가 스트레스 안 받고 편안하게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염 추기경의 정치보복 우려에 자신의 언급이 표적을 정한 보복이 아닌 정의라고 답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여당은 연일 윤 후보의 ‘정치보복’ 발언에 대한 비판에 나섰다. 민주당 상임고문 및 고문단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제1야당 국민의힘의 윤 후보는 자신이 당선된다면 현 정부의 적폐를 수사하겠다고 발언했다. 이는 명백한 협박이며 정치보복 예고나 다름없다”라며 “현 정부에 대해 허무맹랑한 적폐수사를 언급해 또다시 독재정권 시대의 악행을 떠올리게 한 윤 후보는 국민과 역사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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