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중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1월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지난 2010년 5월 이후 140개월 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구직급여 신규신청자도 지난해 12월보다 2만5000명 감소했다. 정부는 이를 근거로 일자리 상황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정작 1월 고용보험 신규 가입자의 대다수는 60세 이상 서비스업 종사자였다. 질 좋은 제조업 신규 가입자는 오히려 작년 11월보단 3000명이 넘게 감소했다. 정부가 고용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는 셈이다.
▶고용보험 가입자 140개월만에 최대…14%가 60세 이상=고용노동부는 14일 ‘1월 고용행정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을 통해 1월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가 1440만1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54만8000명(4.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0년 5월(56만5000명) 이후 최대 증가다. 김영중 고용정책실장은 “코로나19 확산에도 고용시장 개선은 가시화되고 있다”며 “경기회복으로 제조업 인프라 투자와 수출이 증가세”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종별로 보면 신규가입자는 대부분 서비스업에서 늘었다. 1월 서비스업 신규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42만6000명으로 전월 31만3000명보다 11만3000명(36.1%) 증가했다. 질 좋은 일자리인 제조업 가입자 수는 전월보다 1000명(1.1%) 많은 8만8000명을 기록했지만, 11월(9만2000명)보단 3000명(-4.6%) 급감했다. 숙박음식, 운수업 가입자도 각각 66만4000명, 64만2000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1월보단 각각 2.5%, 0.3% 적었다.
[고용노동부 제공]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가입자 수가 194만명으로 지난해 1월보다 13.7% 급증하면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310만5000명(5.3%)이 증가한 50대가 다음을 차지했다. 주요 경제활동 인구인 30·40대 증가율은 각각 0.6%, 1.6%에 그쳤다. 29세 이하는 3.5%였다. 60세 이상 가입자의 대부분은 보건복지, 사업서비스 등 서비스업 종사자였다. 이들 업종의 대부분은 정부가 재정으로 충당하는 ‘정부 일자리’다.
▶질 좋은 일자리 급감하는데 고용부는 “가장 빠른 성장흐름?”=코로나19 탓에 ‘목구멍이 포도청’이 된 이들은 정부 일자리에 기댈 수 밖에 없다. 실제 매년 1월엔 통상 연간 근로계약 종료로 구직급여 신청자가 증가하는게 보통이다. 하지만 올해 1월 구직급여 수혜자는 60만1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0.2%(6만8000명) 감소했고, 수혜금액도 8.2%(788억원) 줄어든 8814억원을 기록했다. 1회당 수혜금액도 128만원으로 2.6% 줄었다.
문제는 정작 정부는 ‘장밋빛 전망’만 쏟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김 실장은 이날 “1월 노동시장 상황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됐지만 제조업 등 모든 산업에서 일상 회복의 기대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고용, 내수, 투자, 수출 등 여러 경제 지표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확신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산업계는 정부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유가와 원자재가 급등에 더해 오미크론 확산까지 첩첩산중이란 설명이다.
[네이버 캡쳐]
한 재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8년 만에 최고치인 배럴당 90달러 중반대까지 치솟았고, 리튬 가격은 작년보다 5~6배 가량 치솟았다”며 “엎친데 덮친격으로 오미크론 확산으로 재택치료자가 급증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고용부의 전망에 대해서도 “경영 외부 환경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데 정부는 청년희망 ON프로젝트 등 ‘청년 일자리 창출 계획’ 등을 통해 각 기업에 고용 할당량을 부여해 강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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