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軍수뇌부, 김정일 생일 행사 불참…대규모 열병식 준비?
2022-02-16 16:50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80주년 생일을 맞아 15일 백두산 인근 삼지연시에서 중앙보고대회를 가진 가운데 박정천 노동당 비서를 비롯한 군 수뇌부 인사들이 모습을 보이지 않아 다양한 관측을 낳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전날 열린 중앙보고대회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 등 고위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80주년 생일을 맞아 백두산 인근 삼지연시에서 중앙보고대회를 가진 가운데 박정천 노동당 비서를 비롯한 군 수뇌부 인사들이 모습을 보이지 않아 눈길을 끈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김정일 동지 탄생 80돌 경축 중앙보고대회가 15일 혁명의 성지 삼지연시에 높이 모신 위대한 장군님 동상 앞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인민의 이상향으로 천지개벽한 영광의 땅에서 민족최대의 경사스러운 명절을 성대히 경축하는 참가자들의 끝없는 환희와 기쁨으로 설레고 있었다”며 “혁명의 새로운 100년대를 승리와 영광의 연대로 빛내어갈 참가자들의 드팀없는 의지와 열정이 차넘치는 속에 진행됐다”고 전했다.

김정일은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북한은 백두산 일대인 양강도 삼지연 군 밀영에서 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고대회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김덕훈 내각총리, 그리고 김정일의 딸이자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 등이 참석했다.

문제는 북한군 서열 1위인 군 및 군수담당인 박정천 당 비서와 권영진 군 총정치국장, 림광일 군 총참모장 등이 이날 보고대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리영길 국방상을 비롯한 무력기관 책임일꾼들과 조선인민군, 사회안전군 장병들이 참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박정천은 정치국 상무위원 중 유일한 불참이어서 한층 더 주목된다.

박정천은 이달 초 열린 최고인민회의 때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박정천이 업무상 과오로 인한 좌천 또는 질책성 자숙 기간을 갖고 있거나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최근 권영진이 차수에서 대장으로 강등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군 수뇌부를 대상으로 문책성 인사를 단행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뒤따른다.

반면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막 이후 미사일 시험발사 재개와 오는 4월 15일 김일성 주석 110주년 생일 계기 열병식 준비 등을 위해 박정천 등 군 수뇌부가 이번 행사에 빠졌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은 1월부터 꾸준하게 4월 15일 김일성의 110회 생일 기념 열병식 행사를 준비해왔고, 이는 위성 사진과 평양 주재 외교관 등을 통해 확인된다”며 “군사외교와 후방사업을 준비하는 리영길 국방상은 열병식 준비에 불참해도 무관하지만 열병식 때 김 위원장에게 직접 사열 보고를 해야 할 박정천과 림광일은 빠질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이어 “북한은 현재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이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있지만 올림픽 폐막식 이후 국방력 발전 계획에 따라 다시 미사일을 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박정천과 림광일의 김정일 생일 행사 불참은 4월 15일 대규모 열병식과 2월 20일 이후 미사일 시험발사 준비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북한은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와 중거리미사일 발사 모두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박정천은 과오에 의한 문책대상이 아니라 더 올라갈 수 있다면 오히려 승진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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