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尹 어떻게 도울지 고민 중…與 러브콜? 이상한 소리”
2022-02-17 10:03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어떤 방식으로 돕는 게 좋을지를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와 17일 회동 전날 밤 유 전 의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저는 경선 승복 당시 마음을 그대로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의원이 윤 후보에게 ‘원팀’으로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윤 후보와 당내 경선에서 맞붙었던 유 전 의원은 지난해 11월 승복 연설에서 “대선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할 것”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이후 공개 행보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었다. 윤 후보가 그런 유 전 의원의 손을 마침내 잡게 된 것으로, 가장 최근에 합류한 옛 경쟁자 홍준표 의원에 이어 ‘원팀’의 마지막 퍼즐까지 맞췄다는 평이 나온다.

유 전 의원은 앞서 백의종군 뜻을 밝힌 만큼 직책은 갖지 않은 채 윤 후보를 도울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020년 총선 당시에도 별다른 직책 없이 각지를 돌며 당의 유세를 도왔다.

그는 “내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윤 후보 쪽에서 (대선에 대한) 걱정이 있는 것 같다”며 “(돕는 방식에 대해선)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보내는 러브콜을 놓고는 선을 그었다.

그는 민주당이 이재명 대선후보와 자신의 연대 가능성을 거론하는 데에 대해 “이상한 소리”라고 일축했다. 유 전 의원이 이번에 전격적으로 등판하게 된 데에는 민주당의 이러한 구애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민주당의 러브콜은) 어이가 없는 일”이라며 “대선을 코앞에 두고서 왜 특정인을 거명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인 박광온 의원은 전날 BBS 라디오에 출연해 “(유 전 의원과) 충분히 함께할 수 있다”며 “유 전 의원은 원내대표를 했을 때 ‘중부담 중복지’ 나라로 가자고 하는 등 국민에게 큰 울림을 준 의원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런 원대한 포부가 21세기에 대한민국이 가야 할 방향”이라고 했다. 이보다 앞서 같은 당의 정성호 의원은 CBS 라디오에 나와 사견을 전제로 “유 전 의원 등 이런 분은 굉장히 능력이 있는 분 아닌가”라며 “위기극복에 동의하고 본인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준다고 하면 충분히 (내각에) 임명할 수 있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유 전 의원이 대선 경선에서 내놓았던 ‘사회서비스 일자리 100만개’ 공약을 전격 수용하기도 했다.


원희룡(왼쪽부터)·유승민·윤석열·홍준표 국민의힘 당시 대선 경선후보가 지난해 11월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 발표에 앞서 손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합리적 보수’로 평가받는 유 전 의원의 합류가 중도층 공략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국방전문가인 만큼 윤 후보와 선대본부의 정책전문성도 보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 안에선 유 전 의원을 중심으로 개혁보수로 요약되는 당내 세력도 있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윤 후보와 치열히 경쟁했던 유 전 의원이 ‘정권교체’라는 한 목표를 보고 합류하는 일 자체가 드라마”라며 “민주당을 상대로 윤 후보 대세론을 더욱 굳힐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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