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27%, 인플레 시급한 과제”…최악물가 상승에도 소비 급증
2022-02-17 11:22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40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인 10명 가운데 3명 가량은 인플레이션을 미국이 당면한 최고 과제로 꼽았다. 장바구니 물가 부담 등은 가계의 소비 여력을 위축시킬 수 있지만 지난달 소매 판매는 10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걸로 나타났다. 소비는 미 경제활동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미 경제의 핵심 축인 만큼 소비자가 고(高)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지갑을 연 원인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월 소매판매는 전달과 견줘 3.8% 증가했다. 이는 작년 3월 이후 최대폭 증가다. 시장이 예상했던 2%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자동차 판매율 급증이 소매판매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판매율은 12월 연말 연휴 프로모션이 끝난 뒤인 1월엔 하락한다. 그러나 올해엔 이런 요인이 영향을 미치지 않은 걸로 보인다.

일각에선 소매판매 증가의 원인을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고용이 늘었고, 급여도 상승한 데서 찾는다.컨설팅 업체 마리아피오리니라미레즈의 조슈아 셔피로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의 재정 상태와 노동 시장의 강세를 보면 일반적으로 (경제가) 꽤 좋은 상태”라고 말했다.

미 정부가 내놓는 다른 경제 관련 보고서와 달리 소매판매는 인플레이션 에 따라 조정된 게 아니다. WSJ는 이와 관련해 소매판매 수치가 높게 나온 건 구매가 더 많이 이뤄진 거라기 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반영한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크레이그 존슨커스터머 그로스 파트너스 컨설팅 회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소매판매지수 증가의 3분의 1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올해 이 비율이 60%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는 소비자가 연휴 기간 동안 소비하지 못한 물품을 1월에 구매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상승한 거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상승률을 목도한 미국인은 인플레이션을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퀴니피액대가 지난 10일~14일 성인 13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7%가 ‘미국이 당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로 인플레이션을 지목했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7.5% 급등한 것이 이런 분위기를 형성시킨 걸로 보인다.

소비자심리지수도 크게 타격을 입어 소비심리가 위축됐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에 따르면 이달 미국 소비자심리지수가 61.7포인트로 2011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월엔 67.2포인트였다. 미국 소비자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물가에 대한 부담을 느낀 것이다.

미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토마스 시몬스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미국인의 소비패턴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많은 미국인이 여전히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가구, 건축자재와 같은 부문에서 지출이 늘어났지만 앞으로 몇 달 안에 서비스 부문으로 지출 이동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노동부는 이날 1월 수입물가지수도 발표했는데, 전달 대비 2.0% 올랐다. 11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오른 수입물가지수는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유혜정 기자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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