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李…비호감은 좀 고민”
2022-02-21 11:27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각각 양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호남과 대구·경북 지역에서 ‘텃밭 사수’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9일 전북 익산시를 찾은 이 후보의 유세 장면이다. [연합]

“나는 우리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지만, 이번에는 예전처럼 호남에서 90% 이상은 안 나올 거 같다는 얘기가 많아요.”

지난 1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집중 유세가 열린 전북 익산역 앞 광장. 뒤편에서 유세를 지켜보던 시민 김종비(62)씨의 말이다. 익산에 30년째 살고 있다는 김씨는 “지금 학생들이나 20대는 진영논리를 별로 안 따진다. 그게 어떻게 보면 맞는 것이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여전히 ‘호남 몰표’를 전망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 후보를 보러 군산에서 익산까지 왔다는 설경환(65)씨는 호남 민심을 묻자 “에이, 무조건 (이재명) 몰표”라며 “아까 연설에서도 여태까지 서민들 위해 많이 힘 쏟은 거, 실적을 강조했잖느냐. 대통령 되면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할 것 같다”고 했다. 나인숙(65·여)씨는 “무조건 ‘경제대통령’, 이재명 후보를 민다”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되면 검찰정부로 갈 것 같다”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 18~19일 호남을 1박2일 일정으로 돌며 압도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파란색 민주당 점퍼를 입은 이 후보는 전남 순천, 나주, 목포 등을 돌며 연설 때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언급하기도 했다. 윤 후보가 ‘정치보복’을 공언했다고 비판하면서 DJ의 통합과 화해의 정신을 강조했다.

특히 이 후보는 광주 유세에선 5·18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임을 위한 행진곡’에 맞춰 연단에 올랐다. 그럼에도 젊은층 사이 심상찮은 기류는 뚜렷하게 감지됐다. 이 후보 연설 후 26세 전남대 학생이 “대형쇼핑몰이 없는 게 광주정신이냐”고 질문을 던졌다.

5·18 민주광장에서 유세를 지켜보던 김모(25·여)씨는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주변 친구들도 아직 다 모르겠다고 하더라”며 “이재명 후보에 대한 비호감이 좀 있어서 고민스럽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17년 대선을 묻자 “그때는 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답했다. 심모(25·여)씨도 “당보다 사람을 보고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슈가 된 ‘대형쇼핑몰’에 대해서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일 전주 전북대 정문 앞 유세 현장에서 만난 최제열(44)씨는 ‘호남 2030세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말에 “아니다. 내가 직장에서 20대 신입사원들한테 물어보면 그런 생각 전혀 안하더라”며 “(청년층) 지지율은 다 가짜뉴스고 언론에서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은 전혀 생각도 안한다”며 “주 120시간 일을 어떻게 하겠느냐.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윤 후보의 대형쇼핑몰 공약과 관련해서도 “그걸 전통시장 가서 얘기하는 게 대체 뭐냐”며 “서민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무조건 20~30대만 공략하려고 하는 정치 플레이”라고 말했다.

순천·목포·나주·광주·익산·전주=배두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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